생활문화
가족X멜로’ 손나은 “처음 맡은 평범한 역할…배우로서 성장 기회”[인터뷰]
라이프| 2024-09-16 09:00
‘가족X멜로’에서 평범한 회사원 ‘변미래’를 연기한 배우 손나은을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손나은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제 이미지 때문인지 화려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와요. 인플루언서나 재벌 3세처럼요. 그래서 ‘미래’처럼 수수하고 꾸밈없고 털털한, 끈기있고 열심히 살아가는 캐릭터를 꼭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 작품을 잘해내면 앞으로도 이런 캐릭터를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JTBC 토일 드라마 ‘가족X멜로’가 종방까지 단 2회를 남겨둔 지난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손나은은 그간 맡았던 배역에 비해 평범했던 미래 역할을 내려놓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에서 아빠 변무진(지진희 분)의 딸 변미래 역을 맡았다. 미래는 마트 MD(머천다이저)로 일하며 십 수년간 가장으로서 힘들어 했던 엄마를 살뜰히 살피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다른 작품도 끝나면 눈물이 나는데, 이 작품이 유독 그랬던 거 같아요. 애착이 컸고, 잘해내고 싶었기 때문에 촬영을 잘 끝냈다는 마음에 안도도 되고 긴장이 풀리면서 펑펑 울었죠. 마지막 컷을 찍는데 현장의 모든 스탭분들이 미래 예쁘게 나오게 해주겠다고 분주한거예요. 울컥했지만 연기해야하니까 참았죠. 축하 파티 해주던 순간 ‘봉인해제’ 됐어요.”

‘가족X멜로’는 13년차 배우 손나은에게 유독 ‘처음’인 게 많았다.

우선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회사원 역할이 처음이었다. 손나은은 “만원 버스를 타고 헤집고 나오는 신이 있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미래가 아침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5샷짜리를 마시는데 이제 왜 그렇게 마시는지 이해가 간다”고 했다.

사실 그의 주변에 일반 회사원으로 일하는 지인이 없어 배역을 맡고선 다소 난감했다. 이에 직접 거리에 나서 관찰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아직도 연락을 하고 지내요. 근데 그 친구들 중에 회사원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밤에 버스정류장 근처에 서서 퇴근하는 직장인 분들을 유심히 살폈죠.”

또 데뷔 이래 처음으로 다른 헤어스타일을 시도하기도 했다. 늘 앞머리 없는 여신 웨이브 머리, 또는 한껏 치켜 묶은 포니테일로 화려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표현해왔다면 이번에는 앞머리를 내린, 수수한 중단발 레이어드 컷을 시도했다.

“헤어스타일은 감독님과 만장일치로 결정한 사안이에요. 의상도 직장인이고 활동량이 많은 MD라는 직업에 맞춰서 실용성 있는 룩을 주로 선택했어요. 가방도 서류나 태블릿PC를 넣어다녀야 하는 미래에 맞춰서 보부상처럼 큰 가방을 시그니처로 들었죠.”

여기에 이번 작품은 그간의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난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책임감을 가지고 촬영을 들어갔다”며 “최선을 다해 찍고 결과는 겸허하게 받자고 다짐을 굳게 했었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늘 붙어다니던 ‘막내’ 딱지도 이번 작품에선 뗐다.

“올해 딱 서른인 제가 그동안 항상 현장에서 막내였거든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저한테 ‘언니’라고 부르는 스탭들이 꽤 있는거예요. 뭔가 기분이 좀 이상했어요. 나도 이제 꽤 이쪽 일을 했구나, 싶기도 했고요.”

손나은은 인터뷰 내내 손나은이 변미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카톡에 답장을 안 할 거 같은, 차가운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 저는 카톡에 ‘1’이 남아있는 걸 못보는 성격”이라며 “감독님이 저한테 ‘미래 모습이 있다’고 했다”며 웃었다.

JTBC 방송 화면 캡쳐.

‘가족X멜로’ 출연진들끼리 작품이 연극으로 재탄생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담소를 나눈 적이 있다고 한다. 손나은은 “한번도 연극 서 본적이 없지만 해보고 싶다”며 “저는 꼭 같은 변미래 역으로 서고 싶다”고 밝혔다.

20대 내내 해왔던 과거 ‘본업’인 아이돌 역할을 배역으로 맡는 것도 “언제든지 환영”이라며, 다양한 연기에 대한 욕심을 표현했다. 그는 “배수지 배우가 ‘이두나’에서 했던 것처럼 저도 아이돌 가수를 경험해봤고, 잘 안다”며 “이런 캐릭터의 좋은 작품이 있다면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배우 커리어로 10년을 넘긴 손나은은 아직도 ‘배우’ 수식어가 어색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으로 한층 성장했노라 밝혔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로서 10년 이상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아직 ‘배우 손나은’으로선 부족한 점이 많다는 손나은.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는 아직도 ‘배우 손나은’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해요. 여기에 제가 가족X멜로를 선택한 이유도 일부 있어요. 성장형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무사히 끝낼 수 있다면 저 역시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결과적으로, 한층 짙어졌다곤 말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도, 배우로서도요.”

th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