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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엄지척, 이유 있었네”…쉐보레가 선보인 정통 아메리칸 픽업 타보니 [시승기-올 뉴 콜로라도]
뉴스종합| 2024-09-16 08:00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외관. 서재근 기자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저는 이전 세대 콜로라도의 오너이자, 이번 3세대 올 뉴 콜로라도의 오너입니다. 그만큼 이번 새모델이 얼마만큼 진화했는지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심과 오프로드 주행 모두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픽업인 올 뉴 콜로라도가 한국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켜 줄 모델이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 쉐보레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정통 오프로드 픽업 콜로라도의 3세대 모델 ‘올 뉴 콜로라도’(이하 콜로라도)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지난 12일 경기도 남양주 일대에서 진행된 콜로라도의 시승 행사에는 깜짝 손님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이 주인공이다. 신차 론칭행사가 아닌 시승행사에 사장이 직접 방문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주행 모습[GM 한국사업장 제공]

비자레알 사장은 새 모델에 관해 “도심 및 오프로드 주행 모두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픽업트럭”이라고 정의했다. 오프로드 역량은 물론 도심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에 준하는 다양한 편의사양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모델이라는 것이다.

그의 설명대로 콜로라도가 최근 몇 년 새 정체기에 머물고 있는 국내 픽업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인근에 있는 더 하우스 오브 강남에서 남양주까지 약 45㎞의 온로드 구간과 다양한 코스로 구성된 오프로드 구간을 달려봤다.

주행에 앞서 차량 디자인을 살펴보면, 외관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은 ‘미국산 픽업’답게 크고, 길고, 웅장하다. 특히, 전 세대와 비교해 캐릭터라인이 전반적으로 직선화돼 강인하면서도 세련미가 더해졌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한 장면처럼 금방이라도 로봇으로 변신할 것 같은 짙은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전면부가 인상적이다. 측면과 후면은 영락없는 중형급 이상 픽업의 실루엣 그대로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실내.[GM 한국사업장 제공]

이번 콜로라도의 디자인 변화는 실내에서 더 두드러졌다. 중앙에 배치된 11.3인치 컬러 터치스크린과 11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전면 송풍구와 센터패시아, 센터콘솔 박스, 천연가죽 시트 등 주요 부위에 적용된 레드 컬러의 스티치 등 브랜드 최신 디자인 언어와 다양한 소재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부각했다. 운전석에 처음 앉으면 준대형급 이상의 고급 도심형 SUV에 올라탄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동력 성능 역시 진화했다. 콜로라도에는 최고출력 314.3마력, 최대토크 54㎏·m의 힘을 발휘하는 2.7ℓ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기존 3.6ℓ 자연흡기 엔진 대비 높은 최고출력과 40% 이상 향상된 토크 성능을 갖췄다. ‘달리기’를 위한 차량이 애초에 아닌 만큼 시속 100㎞가 넘어가는 고속구간에서 민첩한 가속력을 보여주진 않지만, 일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속도 구간에서는 모자람없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아울러 2세대 최신 8단 자동 변속기가 매칭돼 부드러운 변속감과 빠른 다운시프트 성능을 제공, 운전 상황에 따라 안락함과 스포티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특히 온로드 상황에서 촘촘한 변속감으로 편안한 주행 감성을 전달해 준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외관. [GM 한국사업장 제공]

승차감도 인상적이다. 픽업 특유의 ‘딱딱함’보다 도심형 SUV를 연상하게 할 만큼의 ‘부드러움’에 훨씬 가깝다. 시승 당일 강남에서 남양주로 가는 동안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비가 내렸다. 도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제속도를 내지 못해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구간도 적지 않았지만, 운전을 하면서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운전자에 따라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5m가 넘는 육중한 차체 크기(전장 5410㎜)에 비해 사이드미러 시야가 다소 좁다. 7000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단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모델임에도 차선 변경 시 옆 차로 상황을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와 같은 옵션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오프로드 구간에서는 이런 아쉬움도 금새 사라진다. 뭐니 뭐니 해도 콜로라도의 본질은 ‘픽업’이다. ‘오토트랙 액티브 2 스피트 4WD’로 불리는 올 뉴 콜로라도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오프로드 주행에 필수적인 디퍼렌셜 잠금장치가 탑재됐다. 좌우 트랙션 차이가 심할 시 차동기어를 잠그는 록업 기능으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오프로드 구간 주행 모습.[GM 한국사업장 제공]
‘언더바디 카메라’가 작동 중인 모습. 서재근 기자

실제 이날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은 물론 비로 인해 질퍽해진 산악 구간에서도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지지 않았다. 또한, 이번 콜로라도에 새롭게 적용된 ‘언더바디 카메라’도 인상적이다. 오프로드 주행 시 차량 하부 상황을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어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또한, 기본 주행모드를 포함해 오프로드, 험지, 견인·운반 등 총 4가지의 드라이브 모드가 제공되며, 기어 노브 좌측에 위치한 다이얼을 통해 드라이브모드를 상시 선택할 수 있다. 회사 측이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이 차량의 최대 견인력은 3492㎏에 달한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후면. [GM 한국사업장 제공]

이 외에도 뒷유리가 개폐되는 리어 슬라이딩 글라스, 뒷좌석 히든 스토리지, 테일게이트를 가볍고 부드럽게 여닫을 수 있도록 돕는 이지 리프트 & 로워 테일게이트, 적재함에서의 작업 편의성을 위해 트럭 위로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리어 범퍼 코너 스텝과 적재함을 비추는 카고 램프, 220V 400W 파워아웃렛 등 다양한 픽업트럭 특화 옵션이 기본 제공된다.

지난 7월 국내 출시 하루 만에 초도물량 완판을 기록한 바 있는 콜로라도가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흥행 가도를 이어갈지 지켜봐야겠지만, 가족과 함께 캠핑과 같은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매력 있는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콜로라도는 국내 시장에서 Z71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7279만원이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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