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조국, 집안싸움 주도” vs “예의 없는 민주당”…재보궐 앞 야권 신경전 과열[이런정치]
뉴스종합| 2024-09-22 21: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과열 양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조국 혁신당 대표를 향해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날을 세우며 조 대표가 김건희‧채해병 특검법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하고 있다. 혁신당은 “호남을 둔 민주당의 텃밭 영역 선언”이라며 맞불을 놨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22일 자신의 SNS에 “국가적 중대시기에 국민적 관심사의 국회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히 비판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야권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지역화폐법을 표결할 당시 혁신당 지도부인 조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 서왕진 정책위의장이 불참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은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본회의 표결이 있었던 19일 오후 자신의 SNS에 혁신당을 향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 최고위원은 “조국혁신당 지도부에서 김건희특검법, 채상병특검법, 지역화폐법 같은 중요한 법안의결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아침 최고위부터 영광 보선현장에 있었던 모양”이라며 “민주당을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이 법안들 처리에 대한 의지보다 훨씬 강하게 전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우당으로서 쇄빙선의 역할을 자처하길래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 모두 응원을 많이 했다. 교섭단체 요건완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 페이스북 캡처.

혁신당도 곧장 맞받아쳤다.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혁신당은 민주당의 우당(友黨)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말씀대로, 두 당의 관계는 사람 인(人) 모양”이라며 “그런데 혁신당이 10·16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에 나서자 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불편해 한다. 사실과 다른 거친 말도 거침없이 내뱉는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최근 조 대표의 본회의 불참 사실을 거듭 거론하면서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며 해당 본회의에 민주당 의원 몇 명이, 누가 불참했는지, 그 분들의 감각과 염치에 대해서는 굳이 거론하지 않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수석이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왜 민주당 땅에 혁신당이 얼쩡거리느냐’ 아닌가”라며 “호남에서 두 당이 경쟁하면 상한 물이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주철현 민주당 최고위원과 서왕진 혁신당 정책위의장도 신경전을 벌였다. 주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표를 향해 “조 대표가 본인의 고향인 부산은 내팽개치고 엉뚱하게 민주당의 본산인 전남에서 스스로 큰집이라고 칭했던 민주당을 상대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심판을 향해 야심차게 당을 창당한 조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네거티브를 서슴지 않는 조 대표가 모두 동일인은 분명한데, 어느 조국 대표가 진짜 조국이냐”며 “진보 진영이 똘똘 뭉쳐 외연을 확장하고 윤석열 독재 정권의 폭주를 막는 데 집중할 때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서 의장은 주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호남에서는 민주당 이외의 당이 후보를 내면 분열이고 집안싸움인가”라며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민주당 내에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상당한 것 같은데 누가 민주당에게 이런 초헌법적 판정 권한을 부여했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공당의 대표가 자당의 후보가 뛰고 있는 지역에서 유권자를 만나고 힘을 싣는 활동에 대해 집안싸움을 주도하는 것이라 폄훼하면서 자기 고향에서나 활동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의 해괴함을 떠나 우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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