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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는 서울시 ‘클린임대인’…석달 간 신청자 고작 1명
뉴스종합| 2024-09-23 09:49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서울시가 안심하고 임대차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돕는 ‘클린임대인’ 제도를 선보였지만 집주인들의 호응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클린임대인 모집 개시일인 지난 6월 24일 이후 현재까지 클린임대인 신청을 한 집주인은 단 1명이다.

이마저도 아직 기존 전세계약이 남아 있어 시와 클린임대인 업무협약을 맺은 부동산 플랫폼 2곳(KB부동산, 직방)에 클린임대인 인증마크가 붙은 매물은 단 하나도 없다.

클린임대인 제도는 시가 임차주택의 권리관계와 집주인 신용정보 등을 확인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란 것을 인증하는 것으로, 클린임대인으로 선정되면 해당 집주인의 매물에는 인증마크가 붙는다.

시는 전세사기로 얼어붙은 빌라 전세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이 제도를 고안했다. 서민 주거지인 빌라 전세거래가 위축되면서 선량한 임대인까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이 이어지자 이를 개선하겠단 의지다.

시는 11월 말까지 일단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성과평가 등을 통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범사업 종료를 두 달 여 남겨둔 상황에서 시장의 호응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실패한 제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집주인이 클린임대인을 신청하기 너무 번거롭다는 것이다. 시에 제출해야 할 서류는 신청서, 확약서 등을 포함해 13개나 된다. 이를 직접 담당 센터에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해야 한다.

시가 책임을 지고 인증을 해야 하는 만큼 신청 조건과 기준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지만 이 때문에 신청 문턱이 너무 높아져버린 것이다.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클린임대인 인증을 받을 만큼 안심할 수 있는 매물은 이미 전세시장에서 원활히 거래가 되고 있어 인증 필요성이 낮다는 것도 클린임대인 신청이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또 설사 클린임대인 신청이 많았다 하더라도 시와 협약을 맺은 부동산 플랫폼 2곳에만 인증마크가 붙기 때문에 시장에서 실제 정책 효과는 줄어들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클린임대인 제도로 빌라 전세거래가 활성화돼 임차·임대인의 플랫폼 유입이 늘어나길 바랐지만 아직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좋은 취지의 제도인 만큼 계속 확대돼 클린임대인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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