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운홀 미팅 개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민원동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지속 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을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재정 당국과 통화 당국 수장이 30일 만나 한국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구조개혁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수요자-공급자 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만나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 지속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을 주제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날 미팅에는 기재부와 한은 직원 및 청년 인턴 150여명이 함께 했다.

이번 타운홀 미팅은 올해 2월 최 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했을 당시 이 총재에게 기재부 방문을 요청한 데 대한 화답의 성격을 지닌다. 한은 총재의 기재부 방문은 정부 수립 이후 최초다. 그간 경제 부총리의 공식적인 한은 방문은 총 4회였다.

최 부총리는 타운홀 미팅에 앞서 "한국경제가 성장잠재력 약화, 사회이동성 저하,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로 지속가능성 위기에 직면했다"며 "구조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 중앙은행의 우수한 연구 역량이 다양한 정책 방향 제시에 기여하고 있는 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한국은행이 최근 구조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낡은 경제구조를 수리하며 현재를 이끌어가는 것이 이젠 한계에 도달했다"며 "경제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됐으나, 세대, 지역, 계층 간 갈등으로 인해 개별 사안에서는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개혁이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공급자 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이 기술기반 혁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산업 혁신을 이루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킨 사례가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글로벌 서비스 교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IT와 수출 강국으로서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방적인 인재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구 문제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BIS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소개하며 "AI 및 디지털 전환이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자리 대체와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 등의 문제도 예상된다"며 "앞으로 우리의 대응에 따라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구 감소 상황에서 분산된 지역 투자가 투자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비수도권 거점 도시 중심으로 균형발전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양 기관의 직원들과 청년 인턴들이 질의응답을 통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총재는 "기재부와 한은의 젊은 직원들 간의 인적 교류를 확대하자"고 제안했고, 최 부총리는 이에 공감을 표하며 "양 기관 직원들이 더 자주 소통하고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향후 정책 수립과 연구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기재부 도서관에 회전책장을 증정하며 "경제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심도 깊게 연구하여 좋은 정책을 만들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총재는 "회전책장이 정책과 연구가 만나 한국경제의 희망을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 또한 "회전책장 앞에서 쌓이는 작은 고민들이 큰 직관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