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정부 사과 표명에도 의료계 대화 참여는 요원
뉴스종합| 2024-10-02 09:46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가 의사단체 추천 전문가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제안한 것에 대해 의료계가 취지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대한의사협회, 전공의 등 의료계 내부에서 이견이 여전해 대화 테이블에 나올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산하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한다고 발표하고, 의료계의 각 직역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절반 이상 참여한다.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는 간호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의 분과별 위원회로 구성되며, 각각 전문가 13명이 들어간다.

분과별 위원회 위원 가운데 7명은 각 직종의 관련 단체가 추천하고 나머지 6명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등 수요자 추천 전문가 3명과 관련 연구기관 추천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정부의 발표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반응이 나왔다.

적정한 의사 수를 도출하기 위한 과학적인 추계기구 설치는 의료계에서 지속해서 요구했던 사안으로,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의료계가 추계기구에 참여할지는 이달 중순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위원 추천을 받아 연내 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특히 의협은 그간 주장해 온 ‘2025년도 증원 백지화’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에 사과와 분명한 입장변화를 촉구하면서도 그동안 반복해온 ‘2025년도 증원 백지화’ 주장은 하지 않았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2025년도에 초래될 의대 교육의 파탄을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2026년도부터는 감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장해 달라”고 말했다.

조규홍 복지장관이 이날 의개특위 브리핑에서 전공의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표현한 것도 의료계의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화를 여는 열쇠는 전공의가 쥐고 있는 형국이다.

전공의들이 의료공백의 당사자인 만큼 전공의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의료계가 추계기구에 참여하고 의정대화가 시작돼도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병원을 떠나며 제시한 7대 요구안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2025년도 의대증원 백지화를 의미하는 ‘의대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수급 추계기구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정부가 2025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지 않는다면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복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의료계의 중론이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료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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