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SRT 승차권 5억 8천만원 어치 사고 반환한 얌체, 취소 수수료는 달랑 2000원
뉴스종합| 2024-10-04 16:27
수서고속철도(SRT)의 승차권을 대량으로 구매해 카드사 할인 등 이익을 챙긴 뒤 전부 취소해 전액 환불받는 '악성환불'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수서고속철도(SRT) 승차권을 다량으로 구입한 뒤 카드 실적만 쌓고 환불하는 '악성 환불' 사례가 4년 간 모두 1만5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에스알(SR)을 통해 받은 악성 환불자 모니터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4년간 악성 환불 건수는 총 1만5055건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발매했다가 취소해 전액 환불 된 승차권 수는 무려 89만6687매다.

승차권 악성 환불이란 다량의 승차권을 구매한 뒤 '출발 이틀 전 취소 시 전액환불' 규정에 맞춰 모두 취소해 다음달에 환불 받는 행위다. 주로 결제금액에 따른 카드사 제휴 할인 등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악용된다.

악성 환불 행위는 매년 증가했다. 지난 2021년 2099건(19만7236매), 2022년 3352건(21만9714매), 2023년 5542건(27만1764매) 등이다. 올해 1~8월에는 4062건(20만8513매)으로 월 평균 508건을 기록, 이미 지난해 월 평균(461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들이 발매한 승차권 구매금액은 총 450억1973만으로 연평균 약 120억2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매달 약 10억원어치의 SR 승차권이 악성 환불로 인해 발매됐다가 반환 처리됐다.

1개월간 반환금액 100만원 이상, 반환율 90% 이상에 해당하는 악성 환불자는 총 9482명으로 집계됐다. SR이 별도 모니터링 중인 악성 환불자 가운데 개별 누적 발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가 43명이었다. 이 중 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3명이었다.

악성 환불자 중 최고 누적 발매 금액을 기록한 이는 최근 4년간 21차례에 걸쳐 승차권 7748매를 사들였다가 반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기록한 누적 발매 금액은 총 5억7950만원이지만 실제로 지불한 취소 지연 수수료는 겨우 2000원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한꺼번에 승차권 4610매를 3억1900만원에 사들였다가 수수료 없이 반환한 사례도 있었다.

복 의원은 "선량한 SRT 이용객들의 피해를 하루빨리 막기 위해 철도사업법 등 관련법 개정을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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