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코앞인데…전국 초·중·고 노트북 등 수리비만 71억
뉴스종합| 2024-10-08 09:03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관람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정부가 내년 3월부터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국 학교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 태블릿PC 등 디바이스 관리는 미흡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바이스를 충전하기 위한 학급별 충전 인프라도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디바이스 파손, 고장, 분실 건수 및 금액(2022~2024.8월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기보급된 디바이스의 파손, 고장, 분실 건수는 16만6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손, 고장 건수 중 유상 수리는 약 4만5000건이었는데, 그 수리비가 무려 7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남 지역이 20억원으로 가장 높은 수리비를 지출했고, 서울이 15억원, 경기도가 7억8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내년 3월 AI교과서가 전면 도입되는 초3·4, 중1, 고1 학급을 대상으로 디바이스 충전보관함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충전보관함 보급률은 72.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0개 학급 중 3개의 학급은 디바이스 충전함이 없는 것이다. 서울도 디바이스 충전함 보급률이 겨우 5.9%에 불과했다.

2022~2024.8월말 기준 파손, 고장, 분실 건수 및 금액[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내년 3월까지 1개 학급당 1개 충전함 보급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천의 경우 초3·4학급에는 디바이스 충전함 자체가 아직 구축되지 않았고, 교실별 멀티탭 등을 활용해 자가 충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의 중1, 고1 학급에서도 현재 교실별 충전함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충전보관함 1대당 가격이 150만원 수준으로, 현재 부족한 물량을 다 갖추려면 최소 32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호 의원은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AIDT에 대해 교육현장의 여러 우려가 있는 가운데 현재 학교 현장에 보급된 디바이스의 관리가 미흡한 것은 물론, 충전 인프라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실정”이라며 “인프라 뒷받침 없는 막무가내식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y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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