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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최현석은 왜 예상보다 빨리 탈락했나?
라이프| 2024-10-10 19:35

*스포일러 있음

[사진=연합]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초대박을 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에 출연한 최현석 셰프. 그는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때 “심사위원인 줄 알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자신 넘치고, 쇼맨십도 있다. 음식과 요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치는 모습을 보면 믿음이 간다. ‘빈 깡통이 요란’한 스타일이 아니라 ‘찬 깡통이면서 요란’한 스타일이랄까.

그런데 최현석은 예상외로 빨리 떨어졌다. 11화에서 TOP8의 개인대결에서 1위한 나폴리 맛피아를 제외한 7명(최현석, 트리플 스타, 정지선, 요리하는 돌아이, 이모카세 1호, 장호준,에드워드 리)이 세미파이널 2차전 '무한요리지옥'을 펼쳤는데, 최현석 셰프가 첫번째로 탈락했다.

'무한요리지옥'은 30분마다 탈락자가 1명씩 발생하는데, 최후 1인이 나올때까지 반복한다. 두부라는 요리를 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경쟁한다. 제한시간 30분 안에 두부로 계속 창의적인 요리를 만드는 끝장요리대결이니, 몰입도가 쭉 올라갔다. 그들은 멘탈이 나가지만 보는 우리는 재미있다.

'랩:퍼블릭'의 무한 사이퍼와도 비슷하다. 지목 당할때마다 벌스를 보여주어야 한다. 플리키뱅은 무려 15회나 지목당하는 집단공격을 당하고 탈락해, 충분히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최현석 셰프는 두부 요리 한 번 만들어놓고 그냥 싱겁게 탈락했다.

최현석 셰프는 개인전에도 강하고 팀전도 강하다. 밀어붙이는 추진력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증명했다. 팀전에서 광어로 '가자미 미역국'을 만들겠다고 선포를 해버리니, 팀원들은 아무 말 없이 따라왔다.

하지만 그는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았다. 공부 잘하고 머리 좋은 사람들 중에 간혹 이런 사람이 있다. 최현석은 서바이벌 오디션 시험을 보러나왔다기 보다는 자기 것을 보여주려고 나온 사람 같다.

그는 무한요리지옥 1차전에서 마파두부밀레나제를 만들었다. 두부 뿐만 아니라 리조또와 양고기가 들어갔다. 심사기준은 당연히도 주재료인 두부의 활용도, 창의성, 완성도였다. 하지만 최현석 요리가 가장 먼저 떨어진 이유는 마파두부소소를 뺀다고 해도 음식 완성도는 유지되기 때문이다. 두부를 주재료가 아닌 보조재료로 활용한 느낌이다.

그리고 탈락소감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나다운 요리를 더 사랑하고, 정진하겠다. 앞으로 새로운 요리를 열심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현석 셰프는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나와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는 결이 너무 다르다"고 했다. 이어 "미슐랭 3스타는 퍼펙트해야 하고 빈틈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메뉴를 자주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무릎이 깨져도 새로운 걸 계속 하는 사람이다. 안성재 셰프는 소신 있게 평가할 것인데 내가 좀 불편할 것이다. 방송을 보시면 저랑 다르구나 하고 느끼실 거다. 그래서 저는 제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 셰프는 "우리는 사이가 좋다. 추구하는 요리가 다를 뿐이다. 만약 내가 안성재 셰프를 평가한다면 요리의 맛은 좋지만 창의력이 부족하구나 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성재 셰프가 이번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이다.

지난 8일 공개된 11-12회에서는 마지막까지 파격적인 미션과 박진감이 폭발하는 명승부 속 우승자가 나왔다. 기대를 모았던 치열한 경쟁 끝에 파이널에 진출한 2인의 셰프들은 ‘이름을 건 요리’로 최후의 대결을 펼쳤다. 백종원, 안성재의 만장일치 심사 방식으로 진행된 파이널은 그동안 ‘맛’에 있어서 기준점이 달랐던 두 심사위원이 한 번에 만장일치에 성공하며 재대결 없이 우승자가 탄생했다.

최고의 심사위원들에게 인정을 받은 우승자는 “꿈을 이뤘다”라면서 “주방에서만 살았던 게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집과 주방만 왕복하는 요리사가 되겠다”라고 우승 소감을 남겼다. 최종 2위를 차지한 셰프는 “대부분의 셰프들이 속도를 늦춰가는 나이지만 전 계속 나아가고 싶다”라고 감명 깊은 소감을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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