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GBI 편입효과 10년물 중심 전망
개인투자자 현시점 매력 높지 않아
향후 채권사이클 기대 장기물 추천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되면서 장기물 위주로 외국인 자금 유입 전망이 나온다. 다만 현 시점 국채금리는 채권개미에게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까지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단기 진입보다는 향후 ‘채권 사이클’에 따른 장기물 중심 투자를 제안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단기물인 3년 만기 국채는 0.022%포인트 오른 2.963%에 장을 마쳤다. 장기물인 10년 만기 국채는 0.004%포인트 오른 3.088%,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는 0.03%포인트 하락한 2.908%에 각각 마감했다. 전날 시장 전망을 깨고 WGBI에 편입되자 장기채 위주로 강세 압력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비례 관계다.
국채금리는 미국 금리인하 전부터 기대감이 선반영 되는 등 영향으로 올해 4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다. 10년물의 경우 올해 고점(4월 3.711%) 대비 전날 0.623%포인트 하락했다. 3년물도 올해 고점(4월 3.548%) 대비 전날 기준 0.585%포인트 낮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금리인하 사이클을 전망하면서 채권을 매수하는 채권 개미가 늘었다. 지난 2월과 4월 국내투자자들은 채권을 올해 최대치인 4조원대를 순매수했다. 지난달에도 3조9531억원을 순매수하며 금리인하기에 따른 투자 열기를 이어갔다. 금리인하기에는 국채 등 안전자산 포트폴리오 비중 상향은 유효한 전략이다.
다만 최근 미국 고용 시장이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고물가와 고성장이 지속되는 ‘노 랜딩(무착륙·No landing)’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속도 둔화 전망이 나온다. 전날 WGBI 편입으로 국채에 최소 560억달러(약75조원) 자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당장 채권 개미들에게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은 이유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를 두, 세 번 내려야 현재 (채권)금리가 납득되는 수준”이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현 시점 국채는 투자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채권 금리가 계단식으로 하향하는 ‘채권 사이클’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WGBI 편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라 채권시장에 호재다. 내년 국고채 발행 규모는 201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2조8000억원(27.0%) 증가한다. 외국인 자금은 이 같은 수요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WGBI에 따른 패시브(지수 따라 추종) 자금은 장기채 투자 성향도 더 짙어 짙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채권 잔존 만기(듀레이션)는 6.46년이다. WGBI 내 잔존 만기 7년 이상 채권 비중은 40.4%에 달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은 10년 이상 장기물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향후 채권 사이클을 기대하고 국채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적정금리를 판단하라는 조언이다. 여전히 은행 금리가 높고 고공하는 미국 증시 등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선택지도 남았다. 그럼에도 채권 포트폴리오 비중을 고려한다면 10년물의 경우 3.1% 수준이 권고된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는 약하고 수출은 꺾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더 인하가 이어져야 될 테니 향후 채권의 사이클이 올 수 있다”며 “한국 10년 금리는 3.10% 이상부터는 매수 레인지라 본다”고 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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