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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 4만8400명’ 티메프 사태 두 달…무엇이 달라졌나 [투자360]
뉴스종합| 2024-10-13 07:01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왼쪽부터),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들은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판매자들을 속여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천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는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 기업회생 신청 이후 두달여 지난 현재 채권자를 비롯한 이해당사자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티메프의 채권자 수는 4만8000여명에 이르는 데다, 채권액은 1조20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태가 점입가경에 이르자 정치·금융권 등은 향후 티메프와 유사한 문제가 촉발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로서는 유통업법 개정 등을 통해 결제 주기를 손 본 뒤, 판매대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안이 유력하다. 아울러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큐익스프레스 재무적투자자(FI)는 외부로부터 긴급자금 유치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권은 온라인 판매 중개업자들의 대금정산 기한을 20일로 정하고, 결제 대금 일부를 별도 관리하는 안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그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은 여타 오프라인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제도권 내에서 관리감독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유통업자로서 보다 엄격한 법적용이 예상되는데, 이 경우 대금 정산기한이 확정될 뿐만 아니라 결제대금 절반을 외부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등 사업자가 자금을 유용하는 형태에 변화가 예고된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실제로 관련안이 구체화되기에 앞서 기존 사업자를 비롯해 사회적 의견수렴이 필요하고, 사업자별 특색에 맞는 규정 도출 또한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한 영업을 위해서는 인식하는 수익기준을 명확히 할 유인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류광진 티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 대표와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판매자들을 속여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천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는다. 연합뉴스

이처럼 정치권에서 발 빠르게 뛰는 사이 투자업계 또한 숨가쁘게 움직였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및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 구성된 큐익스프레스 FI들은 우선 큐익스프레스 현금흐름 개선에 팔을 걷어부친 상태다. FI들은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배송사 등에 지급할 미수금부터 해결할 계획이다.

물류를 전담하는 큐익스프레스는 앞서 큐텐 및 구영배 대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FI들이 구 대표 지분을 가져와 티메프 기업회생 여파로부터 절연을 시도한 상태다. 이들은 큐익스프레스가 티메프와는 달리 사업 무대가 광범위하고,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관 등 투자자에게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큐익스프레스의 홀로서기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큐익스프레스가 티메프 캡티브 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주력 고객을 상실한 이후 영업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일련의 행보는 기업회생 돌입 이후 두달여 만에 진행됐다.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는 지난 7월 29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 재판부는 각 회사의 대표자 심문을 진행한 뒤 자율구조조정(ARS)에 돌입했고, 이후 지난달 10일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올 하반기까지도 회생절차 관련 일정이 빼곡하다. 채권자는 오는 24일까지 채권액을 확인해 사실과 다를 경우 법원에 채권신고를 마쳐야한다. 현재 티몬의 채권자 수는 2만140명, 채권금액은 8708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위메프는 채권자 수 2만8279명, 채권액 3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신고 종료 이후 관리인은 내달 중순까지 채권조사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을 통해 정확한 채권액이 파악되면 조사위원을 맡은 한영회계법인이 티메프가 계속기업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게된다. 청산보다 존속가치가 크다고 결론나오면 티메프는 연말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한다.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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