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일본도 살인사건·흡연장 살인사건 유족 “가해자 신상공개 필요…사형 집행해야”
뉴스종합| 2024-10-14 11:17
'일본도 살인사건' 피의자 백모 씨(좌)와 '중랑구 살인사건' 피의자 최성우(우). 두 사건은 정신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가 아파트 이웃 주민을 살해했음에도 전자는 신상공개가 안되고, 후자는 신상공개가 돼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서울 은평구 아파트에서 일본도로 일면식도 없는 주민을 무참히 살해한 가해자에 대해 유족 측이 신상공개를 요구했다. 유족 측 법률 대리인은 망상에 의한 살인 범죄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도 촉구했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일본도 살인사건 및 서울 중랑구 흡연장 살인사건 유족 측 남언호 빈센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범죄 사실이 유사한 두 사건이지만 너무나 달랐던 신상 정보 공개 결과의 부당함을 규탄한다”며 “계속 발생되는 ‘망상에 의한 이상동기 살인범죄’는 엄벌이 필요하고, 법정최고형인 사형 선고 및 집행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일본도 살인사건은 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백모(37) 씨는 102㎝ 길이의 일본도를 휘둘러 같은 아파트 주민 40대 김모씨를 살해한 사건이다. 백씨는 ‘중국 스파이가 자신을 미행한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에는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에서 최성우(28)가 흡연장에서 만난 같은 아파트 주민 70대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최씨는 주민이 ‘자신과 자신의 모친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망상에 빠져 주민을 주먹으로 수십 대 폭행하고 화단에 여러 차례 머리를 내려찍어 살해했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의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를 두고 수사기관의 판단은 달랐다. ‘흡연장 살인’ 피의자인 최성우 씨의 신상은 공개됐지만, ‘일본도 살인’ 백씨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도 사건을 맡은 경찰과 서울서부지검은 “정신질환이 의심돼 예방 효과가 적고 피해자 유족에 대한 2차 가해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신상 정보 공개를 거부한 반면, 흡연장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검은 ”범행 수단의 잔인함과 중대한 피해·공공의 이익 등이 모두 충족된다“며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올해 1월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 정보 공개에 관한 법’(중대범죄 신상 공개법)이 시행됐지만 남 변호사는 “신상 정보 공개 요건이 모호하다”며 “수사기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자의적인 법 집행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현행 신상공개제도에 따르면 각 수사기관에서 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며 “유사한 사건이라도 어느 수사기관에서 검토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자의적인 법 집행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상 동기 범죄에 법정최고형인 사형이 선고·집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남 변호사는 “유족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반성은커녕 무죄를 주장하는 가해자와 힘겹게 싸워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며 “반성할 줄 모르는 극악한 살인범죄에 상응하는 법적 정의 실현은 사형 밖에 없으며, 일반 국민의 법 감정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의 아버지가 언론에 공개한 국회 청원서. [남언호 변호사 제공]

유족들은 탄원서를 통해 사형 선고를 촉구했다.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의 아버지는 “(사건 이후) 우리 가족은 정신병원에 다니면서 우울증을 앓고 있다”며 “누구는 신상공개를 하고 누구는 않는다면 과연 공평한가. 살인자에게 사형을 집행해 법치의 준엄함과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한을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흡연장 살인사건 피해자 자녀가 언론에 공개한 엄벌탄원서. [남언호 변호사 제공]

흡연장 살인사건 피해자의 자녀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너무나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다”며 “피의자 최성우가 망상에 빠져 살인범죄를 저질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할까 너무나 분노가 차오르고 착잡한 심정이다. 제발 정신병의 유무와 상관없이 극악무도한 살인범들에겐 법의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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