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1000만원 가방’ 팔던 루이비통, 전세계적 망신…“코로나 이후 최악”
뉴스종합| 2024-10-17 14:07
[EPA]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3분기 매출이 역성장했다. 명품 시장의 ‘큰손’인 중국 소비자들이 경기둔화로 지갑을 닫으며 고가 패션용품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LVMH는 프랑스 증시 장 마감 후 올해 3분기 매출이 190억7600만유로(약 28조3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다고 밝혔다.

간판 브랜드인 루이비통과 디올 등 핵심 브랜드를 포함한 패션·가죽 부문의 매출액 또한 91억5100만유로(약 1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실적은 중국 소비자들의 명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출을 줄인 것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LVMH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16% 감소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럭셔리 산업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LVMH의 핵심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로 매장이 문을 닫은 이후 처음”이라며 “불확실한 경제 및 지정학적 환경으로 LVMH가 예상치 못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토마스 쇼벳 시티그룹 분석가는 “LVMH 연간 매출 기대치가 3~5%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품 업계 전반의 실적과 주가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LVMH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7.94% 하락했으며, 경쟁사인 구찌의 모기업 케링 역시 주가가 4%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는 올해 중국에서 이커머스 플랫폼의 높은 반품율과 취소율, 높은 할인율, 그레이마켓(제조자의 공식 인증 판매처를 거치지 않고 팔리거나 수출·입 되는 제품을 취급하는 시장) 붐, 저렴한 현지 대체품과의 치열한 경쟁 등 여러가지 여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일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증시와 부동산을 떠받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소비 진작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의 골든위크 연휴 기간 중 동부에 위치한 고급 쇼핑몰 매출은 10%대 초반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때 럭셔리 부문 성장 엔진이었던 중국은 이제 여러 브랜드의 ‘아킬레스건’이 됐다”며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중국 사치품 시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러한 조치의 효과를 보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rainbo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