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뉴페이스’ 설 자리 사라진 PE 업계, 출구 안보이는 펀딩난 [투자360]
뉴스종합| 2024-10-17 15:31
[123rf]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신생 운용사(GP)의 출현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PEF 출자사업이 막바지를 향해 가는 가운데 ‘루키 리그’에 자금을 배정하는 기관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3년 만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거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으나 신생 PE 펀딩난에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진행 중인 주요 출자자(LP)로는 노란우산공제,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등이 있다. 이들의 출자 예정액은 1조원을 훌쩍 넘고 있으나 신생 PE에는 언감생심이다.

그동안 신생 PE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도맡았던 MG새마을금고가 1년 만에 PEF 출자사업을 재개했으나 ‘그들만의 리그’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출자 비위 사태가 있던 만큼 출자확약 요건과 약정액 소진 비율 등 허들을 끌어올린 것은 물론 핵심운용인력에는 5년 이상 경력을 요구했다. 더불어 5년간 운용인력의 근속기간도 파악했는데 이는 운용 인력들 사이 함께 근무한 기간이 5년 미만이면 지원 자격에 미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생 업체에 투자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여겨졌다.

MG새마을금고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실제로 선정된 GP는 일반 부문에서 JKL파트너스와 프랙시스캐피탈, 크레딧 부문은 글랜우드크레딧, IMM크레딧앤솔루션,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큐리어스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이다. 모두 투자와 회수 등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운용사로 신생 업체는 물론 소형사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의 보수적인 기조 탓에 중소형사도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생 PE가 설 자리는 아예 없다고 볼 수 있다”라며 “옥석가리기가 이뤄지는 시기라고 평가할 수도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거래 다양성을 기대할 수 없어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4년 만에 PEF 운용사 선정을 재개한 공무원연금공단은 프로젝트펀드 운용 실적을 평가 기준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대부분 프로젝트펀드로 성과를 창출하고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도전하는 패턴을 감안하면 업력이 오래되고 운용 자산 규모가 큰 GP에 유리할 수밖에 없던 조건이다. 결과 역시 IMM PE와 MBK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으로 운용 규모와 성과를 갖춘 곳이었다.

작년에도 이미 운용사 간 양극화는 확인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된 PEF는 147개, 총 약정액은 18조7285억원이다. 이 중 출자약정액이 1000억원 미만인 소형 펀드는 98개로 66%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소형 펀드에 배정된 금액은 3조1627억원, 17%에 그친다. 이마저도 대형 GP의 자펀드 등을 제외하면 실제 소형사의 총 조달액은 2조7514억원으로 줄어든다.

ar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