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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검찰총장 탄핵”-조국 “검찰청 폐지”…‘김여사 불기소’ 檢 흔드는 野[이런정치]
뉴스종합| 2024-10-21 10:03
심우정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야권이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뒤 더불어민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소추하겠다고 공언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아예 검찰청을 없애고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 기소권은 공소청에 분산하는 내용을 담은 ‘검찰개혁 4법’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명품백 수수 사건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까지 잇따라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을 때리면서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하고, 특별검사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다음 달 본회의가 열리기 전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수장인 심 총장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수사 라인에서 대상을 검토한 후 확정하기로 했다. 앞서 검사 탄핵소추 추진의 경우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거치기도 했던 만큼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열어두고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만 일단 세운 상태다.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검찰권이 무너졌다”며 검찰총장을 비롯해 검사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탄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검찰의 부정한 권력 중 가장 큰 건 기소가 아니라 불기소에 있다는 얘기가 있지 않나”라며 “그게 예외없이 김 여사에게 중복 적용됐는데 검찰권이 비선출 권력인 김 여사에게 종속이 돼 남용될 정도면 한 사람 개인의 비위 문제가 아니라 검찰 조직의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지휘를 배제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터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심 총장은 수사 지휘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러한 점과 무관하게 검찰 사무를 총괄하는 총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검찰청법상 검찰 조직의 최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대통령을 제외한 고위공직자에 대해 탄핵소추가 이뤄지려면 헌법상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22대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탄핵소추 자체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실제 파면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하는데, 헌재법상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국회 본회의를 거쳐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헌재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탄핵소추 의결을 받은 공직자는 헌재 결정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돼 직무가 멈춘다. 때문에 해당 기관의 수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비상 체제’가 될 수밖에 없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아예 ‘검찰청 폐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조 대표는 자신의 SNS에 “더불어민주당에 정중히 요청한다”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예정대로 실시하고,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검찰개혁4법’은 조속히 통과시키자”고 적었다. 그는 “금투세를 폐지해야 주식시장이 사는 게 아니고, 주가조작 관여 후 23억원을 번 ‘살아있는 권력’을 봐주는 검찰청을 폐지해야 주식시장이 산다”고 했는데, 이는 김 여사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지적한 것이다.

조국혁신당이 내세우는 ‘검찰개혁4법’은 일명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수사절차법 각 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현행 검찰청을 폐지하면서 수사권은 중수청, 기소권은 공소청에 분산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사위에 머물러 있다.

다만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 4법’과 관련해선 온도차를 보인다. 검찰에 대한 견제는 필요하지만 검찰청을 없애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만드는 방식에는 미온적이다. 민주당 내에선 지난 재보선에서 조국혁신당이 성과를 얻지 못하고 존재감도 보이지 못하자 조 대표가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검찰청 폐지 법안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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