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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지자체장들 "중앙정부 세수결손 책임, 지자체로 떠넘겼다"
뉴스종합| 2024-10-21 10:45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뿔이 났다.

기획재정부가 세수 부족 문제를 지자체로 내려보내는 교부세와 시·도 교육청 교부금을 줄여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자, 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정부 재정위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감축된 예산 탓에 어린이 야간 진료센터, 어르신을 위한 요양시설 건축을 늦춘 바 있다.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와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는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심각한 지방정부 재정위기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DLC는 더불어민주당의 원외 최대 자치분권 플랫폼으로 박승원 광명시장이 상임대표로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장은 최대호 안양시장이다. 이밖에 김미경 서울시 은평구청장 , 임택 광주시 동구청장 , 송영창 은평구의회 의장, 김기현 경북 경산시지역위원장(KDLC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KDLC 상임대표인 박승원 광명시장은 “중앙정부의 세수 결손은 감세정책으로 인해 발생했는데, 그 책임을 오로지 지방정부의 사업 중단·축소로 이어져 국민들의 안전, 복지, 문화 등 생활밀착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건 올해도 교부세 삭감 등을 기재부가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오는데 이는 지방정부 재정 파탄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해 지자체들은 어린이 야간·휴일 진료센터 운영 지원 사업을 축소하고, 지역아동센터 운영비·인건비 지원 예산을 줄였다. 치매를 겪는 어르신을 위한 요양시설 건축을 미루기로 했다.

이날 최대호 안양시장은 “기재부의 일방적인 교부세 미지급으로 인해 안양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도로 및 지하차도 보수와 도로확장공사 모두가 백지화되었다”면서 “최악의 세수결손으로 위기에 처한 지방정부를 대표해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도 “정부의 부동산정책 여파로 재산세 150억원을 감추경하고 , 부동산교부세 규모도 25% 나 축소됐다”며 “주민숙원사업인 어린이 물놀이터 조성사업, 노후화된 문화예술회관 건립이 중단됐고, 상권활성화를 위한 북한산페스티벌 등 지역축제사업도 축소됐다”고 성토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 역시 “광주 동구 역시 주민숙원사업인 학동 행정복합센터 조성이 연기되고 , 민원 등의 이유로 청사로 찾는 주민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한 청사주차빌딩 건립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며 “저출생과 지역소멸을 대응해야할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저출생 , 지역소멸 대응에 도움을 주진 못할망정 방해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국회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임의적인 교부세 삭감을 당장 바로 잡을 수 있는 국회 추경 편성 ▷임의적인 교부세 불용으로 인한 지방재정 악화 재발방지 방안 마련 ▷지방재정관리위원회 운영 내실화 및 국무총리 산하 승격 조치 등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앞서 지난 10~11일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는 지난해 56조4000억원, 올해 29조6000억원 규모에 달한 세수 펑크에 집중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올해 세수 결손으로 지방교부세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10월 중 상황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세수가 부족한 만큼 중앙 정부에서 지자체로 내려보내는 교부세(내국세의 19.24%)와 시·도 교육청 교부금(20.79%)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8조6000억원이 감액됐던 지자체 재정은 내년 올해 편성한 예산 대비 최대 12조원가량이 줄어든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지방교부세 감소액만 4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자체 수입에서 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35조4000억원 규모 적자였다. 올해 전국 243개 광역·기초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43.3%다. 2014년 이후 가장 낮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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