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 땅굴 피신에도 '에르메스 버킨백' 놓치고 싶지 않던 하마스 수장 부인
뉴스종합| 2024-10-21 15:40
지난해 10월 6일 밤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달아나는 산와르 부인. 손에 든 가방은 3만 2000달러(4400만원) 짜리 에르메스 버킨 백이라고 이스라엘군이 주장했다. [IDF 관련 SNS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부인이 4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명품 가방을 들고 피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을 받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6일 오후 10시44분부터 7일 오전 1시 32분 사이에 촬영된 방범 카메라 영상의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6일 밤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달아나는 산와르 부인. 손에 든 가방은 3만 2000달러(4400만원) 짜리 에르메스 버킨 백이라고 이스라엘군이 주장했다. [IDF 관련 SNS 갈무리]

이스라엘군은 해당 영상을 몇달전 가자지구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3분 9초 짜리 영상에는 신와르가 그의 가족들로 추정되는 여성 1명, 어린이 2명이 땅굴 안에서 생수통과 침구, TV 등을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신와르 부인은 가방을 손에 꼭 붙들고 땅굴 속을 이동하는데,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고가 브랜드 버킨백으로 추정됐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3분 9초 짜리 영상에는 신와르가 그의 가족들로 추정되는 여성 1명, 어린이 2명이 땅굴 안에서 생수통과 침구, TV 등을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가자 주민들은 식량을 살 돈이 없지만 우리는 신와르와 그의 아내가 돈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를 본다"고 비판했다.

IDF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차이 아드라이 중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신와르의 아내가 이 과정에서 3만 2000달러(4400만 원) 상당의 에르메스 버킨백을 들고 있었다고 주장 했다.

그는 "신와르의 아내는 작년 10월 6일 버킨백을 들고 남편과 함께 땅굴로 들어갔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텐트나 생필품을 마련할 돈도 충분하지 않지만, 신와르와 그의 아내는 돈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20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람들이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된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지도자 신와르를 애도하는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

이스라엘은 사망한 신와르가 영웅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탈출 영상 등을 공개하며 이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와르 피신 장면을 공개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신와르는 약 30억 달러(약 4조1085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적지 않은 현금이 시신에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와르는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됐다. 그의 사망이 확인된 17일 아파트의 한 소파에 앉아 힘없이 드론을 향해 막대기를 던지는 신와르의 최후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신와르를 영웅시하고 있는 하마스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하마스는 신와르가 가자지구의 다양한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던 중 사망했고 이스라엘군이 그를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신와르는 사살 뒤 생전보다 더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20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오만의 최고 종교 지도자인 그랜드 무프티는 신와르를 '영웅적 지도자'로 칭하며 "뒤로 물러나지 않고 싸우다 죽었다"고 평가했다.

이집트의 이슬람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대학도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의 저항을 칭송했고, 하마스의 라이벌인 파타당도 신와르를 '순교자'로 부르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아랍권의 소셜미디어(SNS)에도 신와르가 용감하게 순교했다는 반응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를 역임한 나세르 알키드와는 "아랍권 사람들에게는 신와르가 가자주민을 버렸다는 이스라엘의 주장과 달리 도망가지 않고 싸우고 있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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