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거래액 3.7억弗 ‘사상최고’
일본 2.8억弗·유로 3.6억弗 추월
“반등 지속 위한 추가 부양책 필요”
홍콩 증시가 10월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넘버2’ 투자처로 다시 떠올랐다. 월간 거래액 기준으로 올해 ‘사상 최고치’ 기록 경신 등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일본 증시는 물론, 유로 증시까지 18개월 만에 한꺼번에 밀어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중화권 증시 반등세에 ‘중학개미’의 관심이 다시 홍콩 증시로 쏠린 덕분으로 풀이된다.
중장기적으로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홍콩 증시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투심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10월(1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홍콩 증시 거래액은 3억7563만달러(약 5144억원)로 일본 증시 거래액 2억7725만달러(약 3797억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거래액이 일본 증시를 제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달 들어선 홍콩 증시 거래액이 유로 증시 거래액(3억6080만달러, 약 4941억원)까지도 제치고 미국 증시(260억7693만달러, 약 35조7124억원)에 이어 국내 투자자의 2대 투자시장으로 떠올랐다. 홍콩 증시 거래액이 일본·유로 증시를 동시에 제치고 미국에 이어 거래액 2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대한 거래에 최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중화권 증시의 반등세 덕분이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투심을 자극하며 주가를 더 높은 곳으로 밀어올렸다.
국내외 증권가 전문가들은 향후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증시의 강세장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중국 증시의 강세장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15~20% 가량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투자의견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중화권 증시에 대한 ‘매수’ 의견을 냈다.
하지만 홍콩 증시가 맞이했던 상승 랠리가 중장기적인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을 가진 전문가들도 많다. 경기 부양책의 규모가 중국 전체의 경기 흐름을 바꾸기엔 부족하단 판단에서다.
국내 투자자들도 이달 홍콩 증시에 대해 1229만달러(약 168억원) 규모의 매도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월 이후 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순매도세다. 증시 반등을 투자 강화보단 차익실현의 기회로 보고 있다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선은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중국 최고 입법 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쏠린다. 이때 대규모 재정정책이 승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올해 1~3분기 성장률이 4.8%에 그쳐 ‘5% 안팎’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란 점에서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책의 규모로 1조~3조위안 수준으로 예상하지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4조위안을 뛰어넘는 경기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변수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