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반환점 앞둔 尹국정지지율 19% 최저치
부정평가 1위 金여사…‘보수 심장’ TK서도 18%
與 지지율 상승 추이…“3자 재편, 韓 반사이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지며 임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상승하는 ‘당정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정치권이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3자 구도’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10월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국정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p) 하락한 1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10%대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취임 30개월 만에 20% 선이 무너진 것이다. 부정평가는 72%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지난 9월4주(23%) 이후 3주 연속 동안 이어졌다. 이날 국민의힘에서는 “(10%대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큰일” 등 위기감이 감지됐다.
한국갤럽의 2024년 10월5주(29~31일) 대통령 국정지지율 조사 및 최근 6개월 간 추이. |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부정평가 응답자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김건희 여사 문제(17%)’였다. 부정평가 원인 상위권에 김 여사 문제가 거론된 건 이번이 3주째다. 명품백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도 김 여사에 대한 야권의 공세, 한동훈 대표의 쇄신 요구를 둘러싼 당정 갈등, 몸집을 키워가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블랙홀’로 작용한 모습이다.
여파는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까지 흔들고 있다. 지난 대선 윤 대통령에게 74%에 가까운 표를 몰아줬던 TK의 대통령 긍정평가는 전체 평균보다 낮은 18%(부정평가 69%)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지난주보다 4%p 내린 44%로 조사됐다(부정평가 44%). 보수 성향에서도 같은 기간 긍정평가는 7%p 하락한 33%(부정평가 57%)로 집계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70대 이상은 41%로 지난주와 동일했다(부정평가 47%).
이번 여론조사의 마지막 날인 31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윤 대통령과 명씨의 2022년 5월9일 전화통화 녹취의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은 “그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야권의 추가 녹취 공개 여부, 여권의 대응에 따라 지지율 반등과 추가 하락의 갈림길에 놓일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9월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서 발언을 마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 |
반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p 오른 32%로 나타나며 민주당과 동률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0월3주(28%) 이후 상승 추세다. 국민의힘은 TK(53%), 70대 이상(63%), 보수 성향(69%)에서 과반 이상 지지를 받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한동훈 대표의 ‘당정 차별화’ 행보를 언급하며 “대통령과 당의 디커플링 현상이 명확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윤석열 대 한동훈 대 이재명’의 3자 구도로 재편되면서 한동훈 대표가 반사이익을 보게 된 셈”이라며 “보수 핵심 지지층에서는 대통령에게 엄중한 경고를 내린 것”이라고 봤다. 또 “민주당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은 ‘명태균 게이트’ 관련 이슈 중심에 이전까지 진입을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당정 차별화 행보는 한 대표에 대한 주요 보수 지지층의 부정평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같은 기간 실시한 ‘양당 대표 역할 수행 평가’ 조사에서 한 대표에 대한 긍정평가는 40%를 기록하면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1월23~25일) 실시한 같은 조사 대비 12%p 하락했다. TK(69%→46%), 국민의힘 지지층(89%→68%), 보수 성향(78%→55%)에서도 하락이 감지됐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긍정평가는 같은 기간 6%p 오른 41%로 조사됐다. 이 대표는 광주·전라 (60%→63%), 민주당 지지층(69%→73%), 진보 성향(57%→65%) 등 주요 진보 지지층에서 상승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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