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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태아기와 유아기에 설탕 섭취량을 줄이면 성인이 되었을 때 만성 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의 경제학자 타데야 그라크너, 맥길대학교의 클레어 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의 폴 J. 거틀러 등 연구진은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태아부터 생후 2세까지 아기의 생애 첫 1000일 동안 설탕을 섭취하면 성인기에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을 줄인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어린 시절 설탕 섭취를 권장량 이하로 제한하면 중년기에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35%, 고혈압 발병률이 2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당 식단은 만성 질환이 발병하더라도 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보였다. 생애 초기에 설탕을 거의 섭취하지 않은 사람들은 설탕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당뇨병이 4년, 고혈압이 2년 늦게 발병했다.
연구는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여파로 엄격한 배급제를 시행했던 영국의 상황을 활용했다. 1953년 9월 배급이 종료된 후 영국인들의 평균 설탕 섭취량은 두 배로 증가했다. 설탕 배급이 종료된 이후에 임신돼 태어난 사람들에 비해 설탕 배급을 받았을 때 임신돼 태어난 사람들의 건강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의뢰해 1951년 10월부터 1956년 3월까지 태어난 6만183명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그라크너는 "태아기와 유아기에 상대적으로 당분이 낮은 환경에 노출되면 수십 년 후 당뇨병과 고혈압 위험이 크게 감소할 뿐만 아니라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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