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AI 서밋에 글로벌 반도체 리더 총출동
젠슨 황·C.C.웨이 등 영상 축사 등장
“AI 가속화 중추 역할” SK하이닉스 HBM 극찬
2028년 이후 HBM5/HBM5E 등 개발 목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SK하이닉스의 HBM이 있었기 때문에 무어의 법칙을 넘을 수 있었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
“SK하이닉스 HBM는 오늘날의 데이터 집약적인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C.C. 웨이 TSMC 회장)
“SK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리더다. 협력적인 AI 생태계에 대한 SK의 비전은 저희의 비전과 일치한다.”(사티야 나델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주요 리더들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치켜세웠다. SK하이닉스는 TSMC, 엔비디아와의 ‘삼각편대’를 강조하며 AI 생태계에서의 막대한 영향력을 드러냈다. 16단 HBM3E 개발을 세계 최초로 공식화한 것은 물론, 2028년 이후 HBM5, HBM5E 제품을 개발 및 양산하겠다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젠슨 황 CEO와의 HBM4 공급을 둘러싼 일화를 소개하며 공고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HBM4부터 16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비해 SK하이닉스는 기술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48GB 16단 HBM3E를 개발 중이며, 내년 초 고객에게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키징은 12단 제품에서 양산성이 검증된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하고, 백업 공정으로 하이브리드 본딩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며 “기존 12단 제품에 비해 LLM(거대언어모델) 학습에서는 18%, 추론에서는 32%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의 새로운 여정, 하드웨어를 넘어 일상으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16단 HBM3E는 현존 최고층 제품으로, 현재까지는 3GB D램 단품칩 12개를 적층한 36GB가 최고 용량이었다.
곽 사장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예정된 로드맵도 공개했다. 2025~2027년에는 ▷HBM4/HBM4E ▷LPCAMM2 ▷1cnm LPDDR5/LPDDR6 ▷PCle Gen6 eSSD/cSSD ▷QLC 120TB/240TB+ eSSD/UFS 5.0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2028~2030년에는 ▷HBM5/HBM5E ▷DDR6 ▷PCle Gen7 eSSD/cSSD ▷UFS 6.0 ▷400단대 4D 낸드 등 출시를 목표로 한다.
특히, 이날 열린 SK AI 서밋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C.C. 웨이 TSMC 회장이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데이비드 패터슨 교수와 AI 기술에 대한 대담을 진행한 황 CEO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한 HBM 덕분에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지속할 수 있었다”며 “HBM 메모리의 기술 개발 및 제품 출시 속도는 매우 훌륭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영상 대담을 통해 ‘SK AI 서밋 2024’에 축사를 보낸 모습. 김민지 기자 |
또한 “HBM 그리고 미래의 커스텀 메모리와 관련된 많은 다른 혁신들도 이뤄질 수 있도록 SK하이닉스와 여러 세대의 컴퓨팅 아키텍처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측면에서 공동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8일부터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다. 대신 반도체 원조 강자로 불리는 인텔이 다우지수에서 제외된다. 엔비디아가 AI 최대 수혜주라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 지형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최태원 회장은 “인텔 등 아주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AI 가속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엔비디아의 GPU가 독보적 위치에 있다”며 “그 이유는 엔비디아가 매년 더 좋은 버전의 칩을 계속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마다 엔비디아는 더 많은 HBM을 요구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에게는 즐거운 비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개발을 적시에 해내고 양산 수율을 맞춘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 제공] |
최 회장은 속도를 중시하는 황 CEO의 성격이 지금의 엔비디아 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젠슨 황은 한국 사람 같다, 스피드를 강조한다”며 “지난 번에 만났을 때 예정된 HBM4(7세대) 스케줄이 있었는데 이를 6개월 당겨달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황 CEO의 리더십 때문에 엔비디아가 AI 시대를 이끄는 세계 최고의 칩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C.C. 웨이 TSMC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이 오늘날의 데이터 집약적인 환경에서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이 어떻게 AI 워크로드를 변화시켜 왔고, 어떻게 AI 시스템의 한계를 확장시켜 왔는지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도 영상을 통해 등장해 “SK가 만들어낸 HBM을 우리의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함께 이루어낸 진전을 돌아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우리의 파트너십이 계속되고 한국과 전 세계에 견고한 AI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