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물가·인건비 상승 시 금리인하 속도 하락
전문가들 환율 상단 1420원 전망
국내외 금리 상승 압박…하락기조 끝날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트럼프 2기’에서 원·달러 환율이 1420원까지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세 인상 등 공약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딜 것이란 관측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종가는 1396.2원으로 전장보다 17.6원 뛰었다. 4.6원 내린 1374.0원에 개장했지만, 곧 반등해 정오께는 1400원 턱밑인 1399.7원에 이르기도 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외환)파생전문위원도 "트럼프 당선 시 무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 물가가 오르고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건비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는 떨어지고, 달러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재집권 시 강달러에 밀려 약세(가치 하락)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레드 스윕’이 현실이 되면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져 수출 의존형 국가인 한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고, 그 결과 환율도 1400원을 넘어 142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낙원 전문위원도 올해 원/달러 환율 범위의 하단을 1360원, 상단을 1420원까지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는 1330∼1400원 범위에서 움직이며 평균 1360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외 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준금리의 경우 연준이나 한국은행이 모두 지난 3분기에 인하와 함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지만, 금리 하락기인데도 떨어지는 속도가 더디거나 극단적으로는 조만간 하락 기조가 끝날 수도 있다. 이 전문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져 연방기금금리(FFR)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 말 4.5%, 내년 하반기 말 4.25% 정도까지 내려가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줄었다. 현재 양국 간 금리 차는 1.75%포인트다. 연준의 통화 완화(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질수록 한은이 미국보다 더 빨리 기준금리를 낮춰 차이를 더 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따라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오는 6∼7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대로 0.25%포인트 또 낮아져 한·미 격차가 1.50%포인트로 좁혀질지, 아니면 이번 대선 결과의 영향으로 금리와 격차가 동결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 이후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 한은으로서는 외환 리스크 탓에 추가 금리 인하를 더 망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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