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美우선주의’ 험로...기업 맞춤지원·규제개혁 시급
뉴스종합| 2024-11-07 11:24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의 기치 아래 대중 견제를 더욱 강화하고, 동맹국에도 통상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미, 대중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바탕해 투자·생산 계획을 세워왔던 우리 기업들도 대응전략을 새롭게 짜야할 상황이다. 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이번 미 대선은 강대국의 내부 정치 변화에 따라 우리가 처한 대외 환경이 언제든 예측불가하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외부의 충격파에 흔들리지 않는 길은 정부 지원과 규제 개혁을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내외 기업·공장을 유치하며 내수 시장을 확대하는 것 밖에는 없다.

우선 기업들이 불리한 여건에서 뛰지 않도록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나 보조금 철회로 피해가 예상될 경우 금융 지원이나 세제 혜택은 불가피하다. 국내로 유턴할 경우 파격적인 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경쟁력 있는 첨단 기업들이 국내 생산 거점으로 복귀하면,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제조업 수준 향상,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 국회도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반도체지원법, 전력망확충법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긴급한 법들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대미·대중 수출 의존도를 줄이며, 교역시장 다변화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올해 우리는 역대 최대 수준의 대미무역 흑자를 기록 중이다. 우리 전체 수출 중 중국 비중은 줄곧 1위를 해왔다. 그만큼 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중 통상갈등이 심화되면, 우리로선 양국 수출 전선 모두 위태롭게 된다. 특히 트럼프는 무역 적자를 미국의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 적자를 줄이는 게 국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보호하는 첩경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가 선거기간 내내 공언한 통상 정책을 실행할 경우 한국의 연간 총수출액이 최소 53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서 최대 448억달러(약 62조500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에서 미국민들은 트럼프의 공화당 정부가 더 잘 살게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을 것이다. 소득세와 법인세를 줄여 기업 투자를 장려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의 자율성을 높인 트럼프 1기 때가 지금보다 더 좋았다고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추가 감세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기업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결국 ‘먹사니즘의 핵심’임을 우리도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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