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마러라고서 명예9단증 받으며 촬영된 동영상
"훌륭한 스포츠, 한국 사랑해… 다시 오길 바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2021년 11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동섭 국기원장(오른쪽)으로부터 태권도 명예 9단증을 받은 뒤 태권도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기원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첫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지 1년도 안 된 지난 2021년 이미 백악관 재입성 계획을 굳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21년 11월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자택이 있는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은 이동섭 국기원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2024년 대선 재출마 의사를 묻자 "그렇게 될 것 같다(I think it's going to happen)"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촬영된 동영상에서 "매우 기쁜 마음으로 알려주겠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그는 이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11월 공식 대권 재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해당 동영상은 이 국기원장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집무실을 찾은 최응길 국기원 미 버지니아 지부장이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영상에서 이처럼 대권 재도전 계획을 확인한 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 사람들은 위대하다"라고도 추켜세웠다.
그는 또 "나는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과 아주 잘 지냈고, 그 관계 때문에 우리는 정말 한국을 많이 도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집무실에 걸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나는 사진을 가리키며 "올림픽이 성공할 거 같지 않았는데 갑작스레 저 위의 신사와 대화를 나눴고, 알다시피 북한이 도와줘서 올림픽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한국 국민을 도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올림픽'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개막 직전에 올림픽 참가를 결정했고, 개회식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 일원으로 방한했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 9∼25일 열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같은 해 6월이어서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눈 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도와줬다는 그의 언급은 시기상 맞지 않는다.
더구나 집무실에 걸린 사진에 나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만난 것은 2019년 6월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영상에서 이 국기원장이 '명예 9단증'과 함께 전달한 태권도 도복 상의를 입고 검은띠를 차고 있다.
그는 태권도에 대해서는 "훌륭한 스포츠이다. 특히 자신을 보호하는 등 여러 이유로 필요한 스포츠이기도 하다"며 "검은 띠(를 따는 것)는 꽤 어렵기 때문에 내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영광을 누리는 것은 정말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태권도가 얼마나 훌륭한지 보여줄 수 있는 팀과 함께 다시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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