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18일 워싱턴서 5만명 규모 시위 예상
낙태권 제한·불법 이민자 추방 등 정책 반발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여성 단체인 ‘여성의 행진’ 주최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이틀 전인 내년 1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여성, 이민자, 성소수자 단체들이 연합한 시위가 예정됐다. ‘국민의 행진’으로 명명된 해당 시위에는 약 5만명의 시민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여성의 행진(Women’s March)’의 전무이사 레이첼 오리어리 카르모나는 “우리는 자유와 가족, 미래를 위해 행진을 하고 있다”며 “이미 주최 측에선 오는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블루웨이브(Blue Wave)’를 이룰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웨이브란 파란색을 상징으로 삼는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며 정치적 헤게모니를 형성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그를 규탄하는 시위들이 이미 하나둘 나타나기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가 취임하면 불법 이민자 추방·낙태권 제한·아동 추방 유예 프로그램 폐지·환경 규제 완화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이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9일 워싱턴 DC에선 낙태권 옹호를 위한 집회가 벌어졌다. ‘여성의 행진’ 주최로 열린 시위는 트럼프 집권 2기의 정책 청사진 ‘프로젝트 2025’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밖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멀리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가까이는 메릴랜드주에서 와서 참석해 워싱턴 DC 커버 밴드가 이끄는 노래에 참여하고 직접 만들거나 주최측이 제공한 간판을 모두 시위를 벌였다.
WP는 “지난 9일 여성의 행진 시위를 포함해 오는 1월 말까지 선거, 민주주의, 낙태, 가자지구 등 10건 이상의 집회 허가 신청서가 제출된 상태”라며 “진보 성향의 활동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펼쳐질 보수적인 정책들을 반대하기 위한 준비를 이미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내년 1월 18일 시위에 대해 “임신 중절 접근성과 생식권, 이민, 인종적 정의, 시민 참여 문제를 다루는 수십 개의 다른 단체와 연합해서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얼마나 사람이 모일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