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코스피 시총 220조원 능가
국내 전체 시총과 20조원 남짓 격차
국내5대 거래소 거래대금 전세계 3.28%
5달 전 대비 3%포인트 급증…투자심리↑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넘어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개당 가격이 9만 달러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9시 39분 기준 1억 2290만 원을 나타내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국내 증시 전체 규모에 근접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스피가 2500~2600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사이 비트코인은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국내 증시 시총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자산정보 플랫폼 인피니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시총은 1조7180억달러다. 24시간 전 대비 11.13% 오른 규모다. 전 세계 자산군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9위는 은(1조7330억달러), 11위는 메타(1조4720억달러)다. 주요 안전자산인 은과는 150억달러(약 21조원) 차이까지 좁혀졌다.
국내 증시 전체 규모에도 버금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전체 시총 규모는 2427조9275억원이다. 비트코인 시총을 원화로 환산(환율1401.3원) 시 2407조4334억원이다. 국내 증시와 20조원 남짓 격차다. 이미 코스피 시총(2062조9987억원)은 뛰어넘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 세계 가상자산 시총은 3조달러(약 4203억원)을 넘어서면서 코스피의 2배에 달한다.
비트코인 상승세를 감안하면 국내 증시마저 넘어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비트코인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오전8시20분 8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전날 세운 신고가(8만2360달러)를 재차 경신했다. 최근 일주일 상승률은 28.22%다. 이는 전 세계 시총 상위 30위권 자산군 가운데 테슬라(44.13%)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반면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하향세다. 코스피는 전날 2531.66로 마감하면서 대선 직전(5일·2576.88) 대비 45.22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증시 시총은 대선 직전 2477조1375억원으로 마감했지만 전날까지 49조원 줄어들었다. 트럼프 2기에서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국내 경제성장률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경우 수출 비중 20%가 넘는 국내 반도체 산업 반등에도 제약이 걸린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임기 초 장밋빛 전망이 제기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글로벌 가상자산 책임자 제프 켄드릭은 연말까지 비트코인 10만달러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세와 더불어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사업을 어렵게 하는 수탁업 의무회계 지침(SAB121) 등 규제 폐지 등을 근거로 들었다.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12만5000달러, 내년 말에는 20만달러 도달을 전망했다. 바이든 정부는 SAB121을 비롯해 은행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 등 규제를 강화했다. 이 같은 규제가 철폐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도 대선 이후 연일 자금이 순유입 되고 있다. 금융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지난 6~11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로 23억8920만달러(3조3475억원)가 들어왔다.
미국에서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인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상품도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콜·풋옵션 등을 통해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예상되면서다. 영국 투자 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는 “과거 가상자산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의 입장이 이제는 미국을 세계 최고의 가상자산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바뀌었다”며 “비트코인 거래자들은 완화된 규제 환경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선물시장에서 투자심리도 살아났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전날 선물거래소에서 미결제 약정 규모는 262억달러를 기록했다. 자료를 제공하는 3년 기준 최대치다. 대선 직전인 5일 206억달러로 줄어든 뒤 연일 치솟고 있다. 미결제 약정이란 투자자들이 롱·숏 포지션에 진입한 뒤 아직 청산하지 않은 규모다. 그만큼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시장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의미다.
국내 거래소는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날 17시 기준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대금은 49억50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216개의 총 거래대금(1493억3205만달러) 중 3.28% 규모다. 불과 5달 전인 6월 말(26일․0.32%) 대비 3%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더 거센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코인거래소 24시간 일거래량 합계(오전9시 기준)는 20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을 뛰어넘는 규모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17조9043억원에 불과하다. 업비트의 거래량은 14조원을 넘어섰고, 빗썸 역시 6조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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