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 인수팀 총괄 루트닉 CEO 부각
트럼프 경제고문 베센트 후보 거론
수차례 모금행사 억만장자 폴슨 물망
SBA청장 출신 맥마흔 상무장관 유력
루비오 상원의원, 국무장관 발탁 예정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트럼프노믹스’를 진두지휘할 재무장관 후보로 하워드 루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왼쪽부터)와 스콧 베센트 키 스퀘어그룹 CEO . 상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 [로이터] |
노골적인 관세 장벽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노믹스 2기’를 진두지휘할 사령탑 진용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백악관 비서실장 등 주요 인사를 확정한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자택인 플로리다 마라라고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경제정책을 대전환시킬 수 있는 강경 인사를 엄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위는 이번 주 내로 트럼프 2기 경제를 이끌 재무부 장관 후보자 명단을 좁힐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월가에서 일하거나 기업 운영 경험이 있는 후보자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월스트리스저널(WSJ)에 따르면 현재까진 자신의 경제정책을 실행할 중요한 후보인 재무부 장관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재무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권 인수팀을 총괄하는 하워드 루트닉 캔터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스콧 베센트 키 스퀘어그룹 CEO,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설립자, 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이다.
루트닉 CEO는 지난달 한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미국인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말자. 대신 돈을 만들어 낼 곳이 있다”면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4000억달러를 거둬들이자”고 주장했다. 트럼트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관세 60%를 부과해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발언이다.
또 한 명의 유력 후보는 베센트 CEO다. WSJ에 따르면 최근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수장을 조기에 임명하자고 제안하는 등 트럼프의 경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베센트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내각이 들어설 경우 강달러를 지지하고 의도적으로 달러 가치를 약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고액 후원자 중 한명인 폴슨은 대규모 자금 모금 행사를 열면서 트럼프와 가까워졌다. 올해 초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그는 트럼프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차례 모금 행사를 열었다.
해거티 의원은 재무 장관이 아니더라도 국무부 장관 등 다른 인사로도 거론되고 있다. 그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든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국민이 지지하는 입장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트럼프 인수위는 해거티가 행정부에 발탁될 경우 상원의원 직위를 잃어야 하기 때문에 그를 발탁하길 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상 실제 누가 임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1기 때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이끌었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USTR 대표로 다시 복귀하거나, 더 중용 돼 재무부나 상무부 등 핵심 경제부처 장관을 맡을 공산이 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8일 나왔으나 오보라는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외환 시장, 주식 시장 등은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인 그의 복귀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CNBC는 라이트하이저의 USTR 복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고, 로이터 통신과 CNN은 FT의 보도가 오보라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는 USTR 대표보다는 재무부 장관 등 다른 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 장관에는 중소기업청(SBA) 청장을 지낸 린다 맥마흔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맥마흔 전 청장은 현재 트럼프의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상무부는 각종 관세정책을 시행하는 기관으로 트럼프 2기에서 보편관세를 비롯해 대중 고관세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큰 부서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 정부효율위원회를 설립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수장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럴 경우 머스크 CEO가 연방 공무원을 대량으로 해고하는 등의 정책을 펼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 구성에 쏠리는 관심을 즐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그는 최근 며칠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인선 구상을 속속 공개했다. 이날도 차기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을 지명하면서 SNS에 “내 내각에서 일할 인물로 스터파닉 하원의원을 지명하게 돼 영광“이라고 썼다.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을 SNS로 해고하기도 했다. WSJ은 “현재까지는 그의 자택인 플로리다 마라라고 저택에서 비밀리에서 인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1일 마이클 왈츠 연방 하원 의원(플로리다주)을 차기 행정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공화당의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뉴욕)을 발탁했다. 또 NYT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르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을 국무장관에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는 등 주요 인사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