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는 우유.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우유는 몸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발효하지 않은 일반 우유를 매일 300㎖ 이상 마시는 여성은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허혈 심장질환(IHD)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또 위험도는 마시는 양이 많을수록 증가했다.
다만,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 우유는 IHD 발병과 관련이 없었고, 남성은 이 같은 위험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의학자들은 최근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54세인 스웨덴 여성 5만9989명과 평균 연령 60세인 스웨덴 남성 4만777명을 대상으로 1987년부터 2021년까지 31년간 추적관찰을 진행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이들은 모두 IHD나 암이 없었으며 일반 우유와 발효유 섭취량을 보고했다.
연구기간 동안 총 1만7896건의 허혈성 심장질환(IHD)과 1만714건의 급성 심근경색(MI)이 발생했다.
연구결과, 여성의 경우 IHD 위험 증가가 관찰된 비발효 우유 최소 섭취량은 하루 300㎖였다. 400㎖에선 5%, 600㎖에서 12%, 800㎖에선 21%로 위험도가 상승했다.
급성 심근경색(MI)에 대한 유사한 관계도 여성에게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은 우유의 지방 함량과 상관없이 동일했다. 반면 남성은 비발효 우유 섭취와 IHD 위험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없었다.
또 여성이 하루 200㎖의 비발효 우유를 발효 우유로 대체하면 IHD 위험이 5%, MI 위험이 4% 감소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우유에 함유된 당분인 락토스(젖당)가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의 세포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심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추론했다.
또 이런 위험이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락토스를 더 잘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의 저자인 웁살라대학 의과대학 칼 미하엘손 교수는 "하루 300㎖ 이상의 우유 섭취는 여성의 심혈관 질환, 특히 심근경색 발생률 상승과 연관이 있었지만 남성은 무관했다"며 "비발효 우유를 적당히 발효된 우유로 교체하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이 주로 스칸디나비아인들로 구성되어 있어 유전자와 유제품 섭취 문화가 다른 인구에서 일반화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관찰 연구인 만큼, 여성의 비발효 우유 섭취와 IHD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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