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코프로·SK온·롯데머티 등 3분기 매출 하락세
전방산업 침체에 트럼프 2기 행정부까지 ‘이중고’
MBK·IMM인베·스틱인베 등 PE도 출구전략 빈약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이차전지 업체의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재무적투자자(FI)의 출구전략도 난제로 떠올랐다. 지난해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경쟁적으로 이차전지에 투자한 가운데 경영 실적 저하로 당분간 회수는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행정부가 시작될 경우 비우호적인 정책 방향성도 부담 요소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이차전지 기업의 올 3분기 잠정 실적이 공개되고 있다. 시장 주목도가 높은 곳은 SK온,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넥실리스, 에코프로비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 꼽힌다. SK온과 에코프로비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는 PE의 자금이 투입돼 있으며 SK넥실리스의 일부 사업부, SKIET 등은 매각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는 점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연결 분기 매출은 5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이 71%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SK온도 55% 감소한 1조4308억원에 그쳤다. 롯데에너지머티얼즈의 경우 외형은 현상유지에 성공했으나 적자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대부분 영업손실을 기록한 사이 SK온만 유일하게 240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다만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내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 수익 608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투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까지 이차전치 업체의 사업 환경을 저해하는 요소는 상당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IRA 인센티브 폐지와 축소 등을 언급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될 경우 이차전지 업체의 자금 부담은 과중해진다.
영업실적 저하에 밸류 조정까지 이뤄지면서 FI도 단기간 엑시트를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선 SK온의 경우 MBK파트너스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스텔라인베스트먼트 등에서 1조70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받았다. SK온은 사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SK그룹 내 수익 사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했으나 약속대로 2026년에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려면 본업인 배터리 사업에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44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으며 이는 여러 PEF 운용사가 나눠서 인수했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2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고 IMM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SKS프라이빗에쿼티, 이음프라이빗에쿼티,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등도 FI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CB의 보통주 전환 효력은 올 7월 시작됐으나 전환권 가치는 무의미한 상황이다. CB의 전환가는 리픽싱(가격조정) 최저한도 25%를 채운 20만6250원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시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12일 기준 코스닥에서 에코프로비엠의 주식 거래가는 15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롯데에 인수된 이후 주가는 하락세다. 다만 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롯데에너지머리티얼즈 비상장 자회사에 투자해 시가 평가 부담에서 벗어나 있다. 롯데이엠글로벌, 롯데이엠유럽 등에 총 1조2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올 6월 스틱이 보유하던 롯데이엠유럽 지분 일부에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스틱은 2418억원은 회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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