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환율에 떨어진 원화 가치…전반적 수입품 가격 상승 불러와
트럼프 귀환에 1400원 돌파한 환율, 수입물가 계속 상방압력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수입물가가 3개월만에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환율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로 구입해 들여오는 수입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국제유가 오름세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물가는 앞으로도 상방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지수는 지난달과 비교해 2.2%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8월 석 달 만에 하락 전환한 뒤 두 달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으나, 10월 상승 전환했다. 상승폭도 지난 4월(3.8%)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로 비교적 컸다.
환율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10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61.00원으로 9월(1334.82원) 대비 2.0%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수입물가를 끌어올렸다. 두바이유가는 10월 평균 배럴당 74.94달러를 기록했다. 9월(73.52달러) 대비 1.9% 뛰었다.
당분간 수입물가는 환율 상방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달러 가치가 크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그 전날보다 8.8원 상승한 1403.5원으로 집계됐다. 다시 뛰기 시작한 10월 수입물가의 환율 여건(1361.00원)보다도 40원 가량 더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1401.2원) 이후 처음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일부 안정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수입물가를 일부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는 전월 평균 대비 하락하고 있는 반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고 있어 상방과 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게다가 현재 글로벌 경제 여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11월 전망을 말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4.1% 상승했다. 중간재는 석탄및석유제품, 1차금속제품 등이 뛰며 1.6% 올랐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각각 전월대비 0.5% 및 1.1% 상승했다.
10월 수출물가도 전월대비 1.7% 오르며 3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 또한 4월(4.4%)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세부적으로는 농림수산품이 1.2% 올랐고, 공산품이 석탄및석유제품,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1.7%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이 증가해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6.1% 올랐다. 수입물량지수는 기계및장비,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증가해 5.9%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3% 올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3.4%)은 하락하고 수출가격(0.3%)은 올라 3.9%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을 말한다. 즉,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5.7%)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3.9%)가 모두 뛰어 9.8%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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