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이섬유, 탄수화물의 혈당 상승을 조절
콩, 과일·채소 많아…하루 20~30g 권장
[123RF}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배우 김수미씨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고혈당 쇼크’가 국민 건강의 이슈로 떠올랐다. 사망 사인으로 알려진 고혈당 쇼크는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증상이다.
다가오는 14일은 고혈당 및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세계 당뇨의 날(World Diabetes Day)’이기도 하다. 국제당뇨병연맹(IDF)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평소 혈당이 높으면 인슐린 저항성 및 2형 당뇨 질환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단 음료나 흰빵 등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는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주범이다.
최영은 부산365mc병원 식이영양사는 “정제 탄수화물이 들어 온 우리 몸은 혈당을 조절하고 지방을 저장하는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한다”며 “무분별한 섭취로 혈당이 급상승과 급하강하는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반복될 경우 인슐린의 저항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와 비만 발생으로 이어지기 쉽다.
건강한 혈당 수치를 유지하기 위한 첫 걸음은 식단 관리다. 대부분의 영양학자들은 고혈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영양소로 가장 먼저 식이섬유를 꼽는다. 식이섬유의 섭취는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정제 탄수화물의 소화를 늦춰 혈당 상승 속도를 느리게 만든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식이섬유는 우리 몸이 혈당을 천천히 흡수하도록 만들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가 혈당 상승을 늦추면 신체가 인슐린을 적당히 분비하면서 혈당 수치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혈당이 안정되면 지방 분해도 활발해져 체중감량에도 이롭다. 전반적인 대사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기능성 식품 저널(Journal of Functional Foods)’에 소개된 중국 쓰촨성 청두핑안병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2형 당뇨 환자가 이전보다 더 많은 식이섬유를 섭취하자, 고혈당 문제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이섬유는 탄수화물 소화 속도를 늦춰서 신체가 혈당 수치를 조절하도록 돕는다”며 이는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며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이섬유 섭취는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을 유지하는 데도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식이섬유가 혈당 조절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올해 국제학술지 ‘푸드(Foods)’가 다룬 중국 구이저우 대학교 연구진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불용성과 수용성 식이섬유가 있는데, 두 가지 유형 모두 혈당과 인슐린 관리에 도움된다. 매 끼 다양한 음식을 통해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섬유는 콩류, 채소와 과일, 통곡물, 버섯, 해조류 등에 많이 들어있다.
특히 콩류는 식이섬유가 다량 들어있는 대표 식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강낭콩 100g의 식이섬유는 14g이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콩류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푸룬 [123RF] |
콩류의 식이섬유와 혈당 관리에 대한 논문은 여럿 나와있다. 국제학술지 식품의학저널(2022)에 실린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배턴루지 캠퍼스 생물의학연구센터 논문에 따르면 식단에서 콩을 추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체중 감량도 촉진한다. 콩에는 식이섬유와 함께 식물성 단백질도 다량 들어있어 건강한 체중유지 식단에 활용하기 좋다.
과일 중에서는 푸룬이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으로 손꼽힌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푸룬 100g당 식이섬유는 7g이다. 사과(1.3g)나 바나나(2.2g)보다 훨씬 많다. 아침 식단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을 추가하면 비타민 공급과 함께 아침 활기충전에도 도움된다.
밥을 지을 때는 통곡물밥에 각종 콩류를 섞으면 좋다. 통곡물 중에서는 보리(12g), 귀리(7.6g)에 풍부하다.
매끼 반찬에는 다양한 색감의 채소를 올려서 식이섬유를 보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식이섬유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20~30g 정도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공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4’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유병자는 533만명이다. 당뇨병전단계(1400만명)까지 포함 땐 2000만명 가깝게 당뇨병 고위험군에 속한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