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유찰사례 37% ‘노도강’
가격, 초기입찰가 대비 64%이하
강서·금천·은평등 낙찰률 4.3%P↓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일대 주거지 모습 [연합] |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매물 중 두 번 넘게 유찰된 사례들이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을 비롯한 서울 외곽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시장에 올라온 서울 아파트 중 2회 이상 유찰된 총 35건 중 13건의 지역이 ‘노도강’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 자치구에서 유찰된 사례가 서울 전체의 약 37%에 달하는 것이다. 이밖에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화곡동, 구로구 구로동, 금천구 시흥동, 은평구 대조동·역촌동 등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들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유찰됐다.
한번 이상 유찰된 매물들은 모두 감정가 대비 64% 이하로 가격 하락을 면치 못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삼각산아이원’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8월 27일 3억7100만원에 입찰이 시작됐으나,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유찰되면서 오는 12월 17일 1억8995만원에 세 번째 경매 진행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불암 현대’ 아파트 전용 85㎡는 감정가 6억92000만원에서 두 차례 유찰을 거쳐 4억4288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는 최초 감정가 대비 64% 금액이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한화아파트’ 전용 85㎡는 8월 첫 매각이 5억7600만원에 진행 됐으나, 입찰자가 계속 나오지 않아 이번달까지 두차례 유찰돼 3억6864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낙찰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지옥션이 지난 8일 발표한 ‘2024년 10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1.3%로 전달(45.6%) 보다 4.3%포인트 떨어졌다. 경매 진행건수는 380건으로 401건을 기록한 2015년 4월 이후 최다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원구 등 외곽지역 아파트 위주로 두 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낙찰률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 자치구별 낙찰률을 낮은 순서대로 살펴보면 강북구(16.70%)·은평구(16.70%)·광진구(20.00%)·서대문구(25.00%)·서초구(27.80%)·도봉구(34.60%)·노원구(34.90%)순이었다. 이들 자치구는 낙찰률이 전달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대문구(75.00%)와 서초구(75.00%)는 9월 대비 각각 50%p, 47.20%포인트의 큰 하락 폭을 보였고, 은평구(40.00%)도 23.30%포인트 하락했다. 지지옥션은 서초구·서대문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이 아닌 자치구들은 10월에 경매 진행 건수가 늘어나 낙찰률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주거 시장에서 서울 외곽지역 비선호도 현상이 경매시장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전에는 한번 유찰된 매물은 곧바로 소진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한번 이상 유찰돼도 소진되지 않아 매물 적체현상이 생긴다”며 “11월로 유찰될 매물이 많아 다음달 낙찰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주원 기자
jookapook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