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V와 함께 총 1조 투자, 5년 만 1.2조 회수
SI와 분쟁 없이 원만한 ‘합의’ 긍정적
이마트 측, 대출 활용해 FI 회수 돕고 신규 FI 찾기는 좌초
2018년 주주 간 계약 당시 모습. 왼쪽부터 이철주 어피니티 전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윤관 BRV 대표 [회사 제공] |
[헤럴드경제=심아란·노아름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포트폴리오 기업 SSG닷컴과 6년 동행의 마침표를 찍는다. 사실상 투자 원금 정도만 회수하지만 전략적투자자(SI)인 이마트·신세계 측과 분쟁 없이 원만하게 합의한 점은 고무적이다. 이커머스 업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몸값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이마트가 SSG닷컴 기업공개(IPO)를 성공할지 주목된다.
14일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의 지분 30%를 투자목적법인(SPC)을 통해 1조15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이달 26일이다.
해당 SPC는 SSG닷컴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회사다. 이는 이마트-신세계와 대주단 사이 체결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기반으로 한다. 대주단에는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등 10곳이 참여했다.
대주단이 SSG닷컴 지분 매입 대금을 책임지는 대신 차주인 이마트-신세계는 약정된 이자 수익을 투자자에 제공하는 구조다. 투자자들은 3년 후 IPO를 통해 자금 회수를 계획하며 만약 약속된 수익률에 미달할 경우 이마트-신세계가 부족분을 보완해주는 거래다.
해당 지분은 이마트 측이 2018년 어피니티와 BRV캐피탈과 주주 간 계약을 맺고 2019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1조원에 매각했던 물량이다. 당시 FI가 적용한 SSG닷컴 총 지분가치가 3조3000억원대였다.
어피니티는 SSG닷컴 투자 이후 이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려 IPO로 엑시트를 기대했다. 상장 몸값은 10조원을 바라봤으나 오프라인에 기반했던 이마트-신세계의 유통 사업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고 지속된 적자로 상장에 나설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 2021년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을 뿐 IPO 작업을 진행하진 않았다.
어피니티와 BRV는 엑시트에는 성공했지만 당초 목표수익률을 감안하면 축배를 들기만은 어렵다. 약 5년의 투자 기간 동안 머니멀티플은 1배 수준에 그친다.
물론 SI와 분쟁 없이 상호 합의로 거래를 종료한 점은 긍정적이다. 주주 간 계약 당시 올해 상반기 풋옵션이 소멸되는 조건을 두고 양측은 이견을 보인 바 있다. 문제가 된 조건은 SSG닷컴의 2023년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 달성 여부였다.
이마트-신세계 측은 GMV가 기준치를 넘어섰다며 풋옵션이 해소됐다고 판단했으나 어피니티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언급됐다. 다만 양측은 합의를 통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번 거래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마트-신세계는 대주단에 투자금을 갚으려면 SSG닷컴의 IPO를 완수해야 한다. 다만 여전히 이커머스를 향한 시장의 평가는 냉혹한 상황이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SSG닷컴 전체 지분가치는 3조원대로 책정돼 5년 전 어피니티를 FI로 초청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SSG닷컴 지분 소유 비율은 각각 45.6%, 24.4%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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