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학년도 수능 종료…국영수 모두 작년보다 쉬워
  출제위원장 “공교육 핵심 내용 중심으로 출제”
  입시 업계 “만점 맞아도 경쟁력 확보 어려워”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세종)=박혜원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정이 14일 오후 5시45분 외국어영역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수능 출제본부와 EBS 평가단은 주요 과목인 국어·수학·영어 모두 ‘킬러문항’을 배제하되 작년 수능보다는 쉬우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시 업계에서는 최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수능 출제위원장인 최중철 동국대 화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수한다면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의 문항으로 출제했다”며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이가 가능한 소위 ‘킬러문항’ 없이, 공교육에 집중해 출제했다는 이야기다. EBS 교재 연계 문제 역시 도표나 그림 등을 변형 없이 그대로 활용해 연계 체감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수능 출제기조를 분석한 EBS 현장교사단 역시 국어·수학·영어 모두 작년 수능보다 쉬우면서도 일부 문항이 까다로워 변별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특히 역대 가장 쉬웠던 것으로 평가된 지난 9월 모의평가 난이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봤다.

국어 영역 평가단인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유지하고, 전체적인 난이도는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이라며 지문이 까다롭지 않아 수험생들의 시간 부족 문제가 줄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상위권을 변별하는 문항은 상당히 많이 출제됐다”고도 덧붙였다.

수학 영역의 경우 평가단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일부 문항은 다소 까다롭게 느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수능에서 사실상의 킬러문항이라는 논란을 빚었던 ‘공통 22번’과 같은 문제 역시 없었다며 지난 9월 모의평가와 체감 난이도가 비슷했을 것으로 봤다.

영어 영역 평가단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작년 수능보다는 쉽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문 자체는 어렵지 않으면섣, 글이 전달하고자 하는 요지나 주제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항을 다수 배치하여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절대평가라 난이도에 따라 차이가 큰 영어 1등급 비율은 지난해 수능 기준인 4%대와, 지난 9월 모의평가 기준인 10%대 사이로 예상했다.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 수능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와 강사들이 수능 국어 출제 경향을 분석하고 있다. [연합]

입시 업계에서는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주로 나오고 있다. 특히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만점자가 속출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종로학원은 국어와 수학 출제경향을 분석하며 “1등급 구간대 학생들 동점자가 속출하고, 만점을 맞고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원점수로 고득점을 받더라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올해 수능 관건은 의대 입시를 노리는 최상위권 수험생에 대한 변별력이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대다수다. 종로학원은 “최상위권 의대 경쟁력 확보에는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정도”라며 “국어, 수학에서 거의 만점에 준하는 점수가 요구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영어 영역과 관련 “1등급 비율은 10.5%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영어 영역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문항이 많았다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종로학원은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돼 영어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투스에듀는 영어 1등급 비율을 작년 수능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본 반면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10.5% 이상으로 내다봤다.

본격적인 대입 일정은 수능 종료와 함께 시작된다. 수능 성적은 내달 6일 발표되지만, 주요 대학 수시 전형이 당장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만큼 수험생들은 수능 가채점 결과와 입시기관 예측 자료를 참고해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주요 입시업체들은 수능 직후 입시 설명회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