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함상범 기자]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이하 ‘악마가’)에는 배우 정경호가 1인 2역을 맡는다. 영혼을 악마에게 판 서동천과 그 이후로 살아가는 천재 작곡가 하립 두 인물이다.
‘악마가’ 첫 화는 정경호의 얼굴로 시작해 정경호 죽음으로 끝나는 70분이었다. 게임계에서 자주 사용하는 하드캐리(어떤 상황을 혼자 완전히 이끌었다는 의미)가 적합하다. 정경호는 하립을 통해서는 가볍고 이기적이며 결핍을 갖고 있는 이미지의 인물을, 서동천을 통해선 외롭고 쓸쓸하면서도 꼬장꼬장한 노인을 표현했다. 정경호의 파괴력을 입증한 ‘악마가’의 1화다.
■스토리
첫 화 스토리는 부와 명예, 능력 그 어떤 것도 갖지 못한 서동천이 악마 송연모(남동렬 분)와의 계약을 통해 영혼을 팔기로 약속하고 하립으로 10년 동안 행복하게 산 후 10년이 되던 때 영혼을 회수하게 되는 과정이 요지다.
영혼이 회수되는 것이 두려웠던 하립은 송연모의 죽음으로 한 숨을 돌리지만, 악마는 한류스타 모태강(박성웅 분)의 몸에 침투해 하립을 다시 찾았다. 우연히 알게 된 가수지망생 이경(이설 분)이 하립의 집을 찾았다가, 영문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한 하립을 발견하면서 1화는 마무리된다.
■ 첫방 업&다운
UP: 톱스타만 다섯 번을 연기한다는 정경호는 까칠하고 독단적인 하립을 코믹함을 부여해 표현했다. 제스처나 행동 전반이 가볍고 말투도 그렇다. 이상한 옷을 걸쳐 입고 겁에 떨며 송연모를 협박하는 장면이나, 송연모가 죽고 내심 안도하며 집에 벌러덩 눕는 장면은 하립의 지질함이 온전히 표현된다. 서동천을 연기할 때 고집밖에 남은 게 없는 노인의 모습을 훌륭하게 담아냈다.
앞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하립과 쉼 없이 부딪힐 예정인 모태강 역의 박성웅은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마주치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것 같은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신예 이설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악마가’의 신선함을 부여했다.
DOWN: 다만 다소간 이야기의 흐름이 분산됐다는 평가가 있어, 이해하기엔 어려웠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1화인만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잘 주워담으면 되는 수준이다.
■시청자의 눈
신선한 소재와 다소 어두우면서도 만화적인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정경호의 연기력, 박성웅의 표정도 호평이다. 이설의 연기력도 ‘나쁜 형사’ 때보다도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흥행 가능성
영혼을 파는 이야기를 그리고, 모태강이 숨 쉴 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어내지만 전반적인 톤은 코미디다. 정경호, 박성웅, 이설, 이엘 등의 배우들이 코미디를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정경호는 지질한 하립으로 드라마의 힘을 빼는 역할을 담당했다.
대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마니아층을 형성하기엔 충분해 보인다. 배우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주면서,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 역시 앞으로를 기대케 한다.
cultu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