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위대한 위인의 삶을 담아낸 ‘대장 김창수’가 가진 무게감은 상당하다. 하지만 그 무게가 결국 짐이었을까. 감동 실화에도 불구하고 그 여운은 너무 쉽게 휘발됐다.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범 김구의 청년 시절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한국의 대표 위인 중 한 명인 백범 김구의 일대기는 여럿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객들에겐 익숙한 소재다. 그래서 ‘대장 김창수’는 오히려 김구라는 이름을 숨기고 청년이던 김창수(조진웅) 시절로 초점을 옮겼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김구의 면모를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대장 김창수’의 가장 큰 미덕이다.

김창수 역으로 열연한 조진웅은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실화가 가진 무게감을 더해준다. 조진웅이 아닌 진짜 김창수가 살아있다면 이 모습이지 않을까. 사형 앞에서도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는 김창수는 조진웅이 아니면 생각하기 어렵다. 정만식, 신정근, 정진영, 유승목 등 조연들의 조합도 영화적 재미를 더해준다.

다만 친일파인 감옥소 소장 강형식 역의 송승헌의 연기는 아쉽다. 악역이 악랄해질수록 이야기가 극적으로 이어지는데 송승헌의 선한 이미지와 평면적 연기가 발목을 잡았다.

영화는 김창수가 감옥 안에서 억울한 누명을 쓴 죄수들을 대변하고 그들을 교육시켜 성장해가는 모습을 다루며 실화의 감동을 전한다. 전면에 김구를 내세우지 않는 방법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김창수가 성장해 가는 과정은 쉽고 우직하게만 그려냈다. 이런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은 이미 관객들에겐 식상하고 뻔하다. 그렇다 보니 분명 실존인물이 주는 묵직함과 감동이 있음에도 여운이 오래 가지 않는다. 오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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