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서트;장(場)] 돌아온 김연우, 여전히 아름다웠다
뉴스| 2016-08-07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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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딜라잇컴퍼니주식회사)


[헤럴드경제 문화팀=박정선 기자] 지난해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성대에 이상을 감지한 김연우가 공연을 중도 포기한 것이다. 공연 취소의 충격보다 그의 목소리에 대한 걱정이 먼저였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후 김연우가 다시 돌아왔다. 팬들의 걱정이 무색하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김연우는 6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주년 단독콘서트 ‘땡큐’(Thank You)를 개최했다. 이날 공연은 150분에 걸쳐 촘촘히 구성되어 있었다. 제목도 정해지지 않은 신곡부터 드라마 OST, 커버곡 그리고 수많은 히트곡까지 총 25곡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그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이보다 큰 선물은 없었다.

첫 곡은 그동안 기다려주고 다시 찾아준 팬들을 위한 무대로 꾸며졌다. 직접 작사에 참여한 미공개 신곡 ‘앤서 미’(Answer me·가제)다. 이 곡은 현재 제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무대를 마친 김연우는 “미공개곡인데 제목이 지어지지 않았다. 여러분이 의견을 내 달라”고 말했다. 팬들과 함께 만드는 신곡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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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공연을 중도 취소하게 된 일도 언급했다. 그는 “공연을 취소하게 돼 죄송했다. 당시 관객 2000명을 무료로 다시 초대했는데 와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지금은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그는 완전히 회복된 듯 보였다. 이전의 튼튼한 성대를 되찾은 김연우는 이날 첫 무대부터 폭발적인 고음을 내질렀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말이다. 오랜만에 선 무대여서인지 오히려 에너지가 넘쳤다.

김연우는 OST 섭외 1순위 가수답게 다양한 OST 수록곡으로 무대를 채웠다. KBS 드라마 ‘프로듀사’ OST ‘투 비 위드 유’(To Be With You)를 시작으로 tvN 드라마 ‘나인’ OST ‘그대라서’, 대만판 ‘꽃보다 남자(유성화원)’ OST ‘꽃보다 남자’를 선보였다. 리우올림픽을 응원하며 MBC 금메달송 ‘그 곳에 올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고 ‘나는 가수다2’에서 불렀던 故 김광석의 ‘사랑했지만’도 열창했다.

가장 존경하는 선배 아티스트인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곡들로 꾸민 무대도 인상적이다. 그는 스티비 원더의 ‘아이 위시’(I Wish) ‘슈퍼스티션’(Superstition) ‘이즌 쉬 러블리’(Isn't She Lovely) ‘서 듀크’(Sir Duke) 등을 유려한 건반 연주 그리고 연주만큼 자유롭게 노는 목소리로 새롭게 만들어냈다. 또 자신을 내려놓으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바로 패러디 무대인데 마이클잭슨(Michael Jackson)의 ‘데인저러스’(Dangerous)와 트와이스의 ‘치어 업’(Cheer Up) 그리고 아이오아이(I.O.I)의 ‘픽미’(Pick Me)의 댄스를 선보이며 남다른 끼를 방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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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도 화려했다. 이날의 메인 게스트는 성시경이다. 그는 자신의 히트곡인 ‘너의 모든 순간’과 ‘거리에서’로 무대를 꾸몄다. 최근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만큼 토크도 예사롭지 않았다. 김연우에 대한 칭찬과 걱정에 약간의 디스를 겸비한 그의 말솜씨는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샤이니 온유의 등장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온유는 샤이니의 세 번째 미니앨범에 수록된 ‘내가 사랑했던 이름’으로 김연우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호흡은 그야 말로 완벽했다.

온유와의 케미도 좋았지만 역시 김연우는 유희열과 함께 했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냈다. 가수로서 첫 시작을 함께한 이들이다. 그렇게 20년 후 한 무대를 만드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쩐지 뭉클함까지 자아냈다. 두 사람은 토이 4집 ‘여전히 아름다운지’와 2집 ‘그럴 때마다’를 함께 불렀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물씬 묻어난 무대였다.

이밖에도 김연우는 자신의 히트곡인 ‘연인’ ‘그대 곁엔 나밖에’ ‘사랑한다면’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이별택시’ ‘이미 넌 고마운 사람’ ‘사랑한다는 흔한 말’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로 뜨거운 무대를 꾸몄다. ‘나는 가수다’ 수록곡인 ‘나와 같다면’과 ‘이 밤이 지나면’ 그리고 지난해 발표한 싱글 ‘그리운 노래 아리요’ 등 앙코르까지 선보이며 150여분 동안의 무대를 마무리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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