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씨네;리뷰] ‘마스터’, 질리도록 익숙한 맛의 진수성찬
뉴스| 2016-12-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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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는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라는 화려한 배우들의 출연이 무색하게 진부한 스토리 전개로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영화 ‘마스터’는 지겨울 정도로 익숙한 맛의 진수성찬이다. 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은 휘황하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매일 먹었던 그 레시피 그대로다. 하지만 그 음식들 자체로도 맛이 훌륭하니 한 끼를 해결하기엔 부족함은 없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사기 사건을 둘러싼 세 사람의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병헌 분)과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 분) 그리고 둘 사이를 오가며 머리를 굴리는 브레인 박장군(김우빈 분)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이 영화는 캐스팅 단계부터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2~40대를 대표하는 김우빈, 강동원 그리고 이병헌을 한 스크린 안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랬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벌이는 심리싸움과 액션신 등에서 이들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이미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인 만큼 조금의 실망도 안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진부한 성찬이 된 것은 뻔하디 뻔한 스토리 라인과 단조로운 캐릭터 탓이다. 희대의 사기꾼 진회장이 벌인 정경유착과 사회 지도층의 부정부패는 현실과 매우 닮아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이 흥미로 143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끌어가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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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는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라는 화려한 배우들의 출연이 무색하게 진부한 스토리 전개로 아쉬움을 남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마스터’는 지난 2013년 경찰 내 특수 조직 ‘감시반’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세련된 연출로 그려내면서 550만 관객을 동원한 ‘감시자들’ 조의석 감독의 차기작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조 감독의 전작에서 준 간결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지루하게 늘어지는 스토리 덕에 통쾌해야 할 결말도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지나치게 한 곳만 바라보는 주요 인물들의 성향도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 ‘절대 선인’으로 그려진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이 ‘절대 악인’ 진회장을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은 관객들의 이입을 도울 힘이 다소 떨어진다.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캐릭터는 악과 선을 오가는 박장군이다. 신젬마(엄지원 분), 김엄마(진경 분), 황변호사(오달수 분) 등도 적재적소에 등장하며 지루함을 달랜다.

그나마 마닐라 시내에서 펼쳐지는 차량 추격 장면은 지루한 러닝타임에서 긴장감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해냈다. 결국 ‘마스터’는 화려한 볼거리와 배우들의 호연만으로 긴 러닝타임을 오롯이 견뎌내야 한다. 21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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