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서트;장(場)] 밴드 넬, 쉴 틈 없이 달린 2분 같았던 2시간
뉴스| 2016-12-24 21:07
이미지중앙

밴드 넬이 크리스마스 콘서트로 팬들을 만났다.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밴드 넬이 팬들과 함께 의미 있는 크리스마스의 시작을 열었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2016 넬 크리스마스 콘서트’(CHRISTMAS IN NELL'S ROOM 2016)을 개최했다. 이 콘서트는 매년 12월 24일 팬들과 크리스마스를 연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올해 10회째를 맞이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산타복을 입고 있는 스태프와 야광봉 등 갖가지 도구들을 들고 있는 관객 그리고 공연 전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삐에로 분장을 한 사람들까지 함께 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넬의 음악을 기다렸다.

넬은 다소 어두운 노래로 문을 열었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게 바로 ‘넬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넬은 ‘Loosing Control’을 시작으로 ‘Act 5’ ‘이명’ ‘Hopeless Valentain’ ‘습관적 아이러니’를 연달아 선보였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넬은 “너무 무겁게 시작해서 메리크리스마스라는 말이 안 나온다”면서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했다. 이들은 “우리를 통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면서 진짜 크리스마스 파티를 시작했다. 관객들도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이어지는 넬의 노래와 연주에 온전히 몸을 맡겼다.

팬들은 ‘도쿄’(Togyo)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드럼 비트에 맞춰 박수를 치며 본격적으로 뛰어 놀 채비를 시작했다. 넬의 콘서트에서 이색적인 현상은 한 번 일어나면 앉을 줄 모르는 관객들이다. 넬이 ‘감성 밴드’인만큼 펄쩍펄쩍 뛰어놀진 않지만 팬들은 끝까지 일어선 채로 공연을 즐긴다. 이날도 역시 팬들은 ‘Dream Catcher’ ‘어떤 날 그런 날’ 등의 곡이 계속 될 때까지 일어서서 손을 흔들어댔다.

이미지중앙

밴드 넬이 크리스마스 콘서트로 팬들을 만났다.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넬은 그런 팬들의 모습에 늘 감사함을 표했다. 넬은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이곳에서 머물게 되는데 올해 또 어떤 기억을 가지고 가게 될지 굉장히 기대가 된다”면서 차분히 다음 곡을 소개했다. ‘멀어지다’ ‘그리워하려고 해’ ‘희망고문’ 등을 부르며 “2,3층에 있는 분들도 감상할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그리워하려고 해’는 넬이 올해 독립레이블을 설립한 이후 처음 발매한 정규앨범 ‘C’에 이어 최근 발매한 신곡이다. 이날 콘서트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무대이기도 하다. 보컬 김종완은 “언제부턴가 연말이면 음원을 발매를 하고 공연을 해야 한 해가 끝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싶어서 이런 곡을 내놓지 않았나 싶다. 이 곡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하게 돼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무대는 역시 ‘STAY’다.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할 때마다 항상 이 곡으로 관객과 노래를 주고받으며 소통을 해왔다. 이번 공연에서 역시 김종완은 노래를 부르다 중간에 관객석으로 내려가 한 명의 팬과 함께 노래를 했다. 마치 관객과 미리 연습을 한 것 같은 완벽한 호흡을 자랑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실제 멤버들 역시 “김종완이 두 명이 있는 줄 알았다”며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보컬 김종완의 츤데레 매력도 눈길을 끌었다. 콘서트가 열린 12월 24일은 보컬 김종완의 생일이기도 하다. 어김없이 팬들은 “김종완 생일축하해” “사랑해” 등 우렁찬 목소리로 그의 생일을 축하했고 다 같이 생일축하곡을 부르기도 했다. 김종완은 “겨우 생일축하 노래라는 걸 알았다”고 장난기 섞인 말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어 넬은 ‘Dear Genovese’ ‘Fantasy’ ‘Day after Day’ ‘Full Moon’ ‘Sing for Me’ ‘Home’ ‘Ocean of Light’ ‘Let the hope shine’ 등을 연달아 선보이며 공연을 마쳤다. 넬은 “공연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참 신기하다. 학교 다닐 때는 수업하는 1시간이 그렇게 천천히 갔던 것 같은데 참 심기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된 2시간여의 공연은 마지 20분처럼 짧게 느껴진다. 그 아쉬움 달래기라도 하는 듯 넬은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된 ‘기억을 걷는 시간’ ‘섬’ 등을 선보이며 마지막까지 팬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한편 넬은 이번 콘서트 이후 내년 초 대만에서 콘서트와 음반 발매를 확정 지으며 본격적인 대만 진출에 나선다.


cultur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