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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 '원라인',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사기의 세계
뉴스| 2017-03-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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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라인' 포스터. (사진=NEW)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사기는 범죄다. 현실에서는 이 범죄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고 그에 따른 후유증 또한 심각하다. 믿고 있던 사람에게 당하기도 하고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전재산을 탕진하기도 한다. 사기는 인간의 심리를 파고드는 교묘함을 악용한 질 나쁜 범죄다. 하지만 이 범죄가 영화와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화 '원라인'은 우리가 몰랐던 또 하나의 범죄를 다루며 경각심을 일깨운다.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가 우연히 장과장(진구)을 만나 '작업 대출'이라 불리는 범죄에 빠져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민재는 머리도 좋고 잘 생겼지만 돈이 없는 무일푼 대학생이다. 베테랑 사기꾼 밑에서 본격적으로 사기를 배우기 시작한 민재는 순진한 얼굴로 고객을 낚아 빠른 두뇌 회전을 바탕으로 은행을 속이는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한다.

작업 대출은 실제로 지난 2005년 발생했던 사기 대출 방식의 하나다. 은행 대출이 안되는 사람들의 직업, 신용등급, 신분 등의 자격 조건을 조작해 은행을 상대로 대출 사기를 벌이는 것을 말한다. 영화에서 장과장은 이런 일을 업으로 삼으며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인다. 정작 그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대체 그 돈을 어디에 쓰는 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지만 그가 사기를 벌이는 방식은 기상천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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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라인' 스틸. (사진=NEW)


그런 그의 밑에서 일을 배우며 사기의 세계로 뛰어든 민재는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장과장은 민재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은행 돈 받게 도와주는 게 내 잡이야. 이게 중요한 표현이다. 도와준다." 그러면서 장과장은 일명 '3D대출'이라 불리는 전세대출 보험대출 차량담보대출에는 절대 손대지 말 것을 신신당부한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 잠시 몸을 숨기는 긴박한 상황에도 장과장은 민재에게 이 말만은 다시금 상기시킨다.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민재는 승승장구한다. 번듯한 사업가 행세를 하며 본격적인 작업 대출 사업에 뛰어들지만 그에게도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친다. 장과장과 함께 일했던 냉혈한 행동파 박실장(박병은)이 바로 그 장본인. 은행 인수를 위해 장과장이 그토록 기피했던 3D 대출로 거금을 끌어모으던 그는 눈엣가시같은 민재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휘청이던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잠시 3D 대출에 손을 댔던 민재는 서태가 커지고 나서야 왜 장과장이 그렇게 신신당부했는지 깨닫게 된다.

범죄 오락 영화를 표방하는 만큼 '원라인'은 곳곳에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들이 자리한다. 여기에 작업 대출이라는 범죄의 신세계는 관객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선 임시완의 열연도 주요 관전 포인트. 마지막 반전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원라인'은 29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상영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1분.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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