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첫 선을 보인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에 대한 반응이 그야말로 뜨겁다. 시청률이라는 수치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방송이 된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고 SNS에서도 회자됐다.
‘뜨거운 사이다’는 사회, 문화, 연예, 정치, 예술 분야 중 최신의 핫한 이슈를 선정해 패널 6명이 의견을 나누는 토크쇼다. 패널 6명 모두 여자로 한 주의 가장 핫한 이슈를 논한다는 점에서 ‘여성판 썰전’으로 불리기도 했다.
첫 회부터 ‘뜨거운 사이다’는 로리타 의혹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로타를 섭외해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해 질문공세를 펼쳤고 여성 예능의 부재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2회에선 김기덕 감독의 폭행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이영진은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영화계 실태를 폭로해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남자 예능인들이 중심이 된 예능계에 패널 모두가 여자인 것도, 여성들이 모여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장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판매가 되고 있진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여성들의 핫 아이템이기도 한 생리컵 사용기를 공개하는가 하면 여성의 성기를 그려보고 질염 검사를 하기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모습을 생생히 공개했다. 여성의 성을 과감하게 드러내다 보니 주요 장면이 담긴 클립 영상들은 온라인상에서 조회수 250만 건을 돌파했다. 그간 성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남성 중심의 시선으로 바라봤다면 ‘바디 액츄얼리’는 진짜 여성들의 몸에 필요한 정보를 과감하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에도 ‘여걸식스’ ‘무한걸스’ 등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여성 예능은 존재했다. 하지만 여성 중심의 예능은 점점 사라졌고 여성 예능인은 홍일점이나 러브라인 요소로만 소비됐다. 최근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나 ‘하숙집딸들’이 여성 예능이 등장하긴 했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보긴 어렵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시즌1에서 다양한 종목으로 도전을 했지만 기획에 따라 편차가 심하게 나타났다. 그래서 시즌1에서 가장 핫한 반응을 끌어냈던 걸그룹 도전기를 시즌2에서 전면 내세웠으나 40대를 바라보는 성인들이 교복을 입히고 어린 걸그룹을 따라하는 모습을 아름다운 도전으로 바라보긴 힘들다. ‘하숙집딸들’은 더욱 심각했다. 여배우가 망가지는 모습에서 웃음을 전달하려 했으나 여배우라는 프레임이 오히려 독이 됐다. 반응이 신통치 않자 ‘하숙집딸들’은 출연진 변화에 초반 설정까지 뒤엎으며 기획의도를 알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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