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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View] 박신혜, 14년차 배우의 아름다운 민낯 “현장에서 내 바닥이 드러났죠”
뉴스| 2017-11-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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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박신혜(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어린 애들이 길에서 담배 피우고 있는 건 싫어요”

밝고 착하고 정의롭다. 그간 배우 박신혜가 보여준 캐릭터들의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다. 실제 만난 박신혜도 그와 다르지 않았다. 부모님이 일에 관여를 하진 않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부모님이 좋아하지 않는 술, 게임 광고는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길에서 담배 피우고 있는 게 보기 싫다고도 말한다. 정해진 법은 지켜야 한다는 박신혜의 모습에선 밝은 에너지와 함께 주체적인 생각이 엿보였다.

“착하다기보단 주체적인 사람에게 끌려요. ‘닥터스’ 혜정인 착하진 않았어요. 날라리였고. 뭔가 주체성이 강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인물에 더 끌려요. 밝고 건강한 부분도 있지만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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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로 데뷔해 배우 생활을 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아역부터 시작한 연예계 생활을 한 지 오래된 만큼 연예인 박신혜와 인간 박신혜의 삶을 구분하는 것을 두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친구 뮤직비디오도 출연하고 공연도 자주 가고 그러니까 댓글로 어떤 분이 ‘배우가 신비주의도 있어야 되지 않냐’고 하더라고요. 그런 생각도 했지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건 괜찮다고 생각해요. 나도 사람인데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되지 않나 싶어요. 완벽하겐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배우로서의 삶과 분리는 하되 내 일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선 하고 싶은걸 하고 싶어요. 그래서 그냥 다녀요. 가끔 시장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들과 맥주도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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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스타-로코배우, 한 곳에 정의 내리고 싶지 않아”

‘침묵’은 살인사건으로 약혼녀를 잃은 남자가 살해 용의자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박신혜가 연기한 희정은 어떻게 보면 그가 그동안 해왔던 정의로운 캐릭터의 연장선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희정은 임태산(최민식)으로 인해 많은 압박감과 감정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주체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캐릭터다. 박신혜가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에는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의 영향이 컸다.

“최민식 선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향이었고 법정 드라마를 정지우 감독이 어떻게 연출할지 궁금했어요. 정지우 감독의 ‘은교’를 치정 멜로라고도 하는데 내가 보기엔 동화 같았어요. 실제로 만나 보니 디테일하고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여자인 나보다 더 여자의 감성을 알고 계신 느낌이었어요. 그 연륜에서 오는 느낌이 다르단 걸 느꼈죠”

‘침묵’ 속 최민식은 모든 배역들과 호흡을 맞춘 모든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모르는 걸 숨기지 않고 물어보는 박신혜를 칭찬하기도 했다. 이에 박신혜는 “답답하니까요”라고 호쾌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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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숨기고 싶지 않았고 숨긴다고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을 안했어요. 정지우 감독은 모르겠다고 물어보면 ‘그럼 이렇게 생각해볼까요?’라고 되물으셨어요.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그게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으니 현장에서 못 하는 것으로 내 바닥이 드러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을 때도 있었는데 바닥을 드러내고 나니 담을 수 있는 게 많더라고요”

박신혜는 꾸준히 스크린의 문을 두드렸다. 필모그래피만 살펴봐도 드라마와 영화를 번갈아가면서 했다. 그럼에도 드라마의 성공이 큰 탓에 브라운관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박신혜 스스로도 그 고정관념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이번 작품 ‘침묵’으로 용기를 냈고 이를 통해 스크린에서 어울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드라마는 어렸을 때부터 해와서 익숙한 부분이 있었고 영화에 대해선 자신감을 얻어야 했어요. 영화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필요했고 그래서 일부터 천천히, 더 단단해지는 발판을 마련하려고 했어요. ‘침묵’을 하면서 많은 용기를 냈어요. 나라는 사람을 한 곳에 정의 내리고 싶진 않아요. 한류스타 수식어도 좋고 로맨틱코미디 드라마에 잘 어울리는 배우도 좋지만 아직 영화에선 그런 이야기를 못 들어봤으니 어느 쪽으로 치중되어 있지 않은 다방면으로 팔방미인 소리를 듣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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