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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한국영화아카데미, 동성 성폭행 은폐 확인…징계 진행”(공식입장)
뉴스| 2018-03-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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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감독 영화 '연애담'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이현주 감독의 동성 성폭행에 대한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성폭행 은폐 사실을 확인하고 징계 절차를 밟는다.

20일 영진위는 피해 학생이 지난 2월1일 개인 SNS #Metoo 캠페인 게시글로 공개한 아카데미 책임교수의 고소 취하 종용 등 2차 피해 주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진위 아카데미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약 20일 동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건의 최초 인지자 책임교수가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하고자 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교수는 피해 학생이 수차례 고소 취하를 요구받는 과정에서 여러 부적절한 언사를 행했고 가해자 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하여 변호인이 의도한 바대로 피해 학생에 불리하게 활용될 수 있는 취지의 증언을 하였으며 한국영화아카데미 직원에게 가해 학생의 소송 관련 요청에 협조할 것을 부탁하는 등 재판에 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은 책임교수를 통해 성폭행 및 고소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상급자(사무국장 및 위원장) 및 동료 교수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은폐, 피해 학생을 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가해자 졸업영화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지원 및 홍보를 적극 지속한 결과 피해자의 고통이 가중됐고 피해자의 다수 저작물이 가해자에 의해 법원에 제출되는 등의 저작물 유출을 방지하지 못한 과실도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행정직의 선임 직원은 원장의 요구에 동조하여 본 사건을 사무국에 보고하지 않았고, 하급 행정직원은 상부 결재 없이 가해자에게 법원에 제출될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주고서도 사후보고도 하지 않는 등 보고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결과 사건이 장기간 은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진위는 오석근 위원장은 지난 16일 피해자에게 조사결과를 알리면서 직접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세우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영진위는 “조사결과를 감사팀에 통보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쳤으며,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일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 내부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현주 감독은 지난 2015년 한국영화아카데미 동기였던 여감독 A로부터 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현주 감독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성폭력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현주 감독은 이 일에 책임을 지겠다며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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