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빅매치] ‘캡틴마블’ VS ‘원더우먼’, 시대는 달라도…“반갑다 女히어로”
뉴스| 2019-03-07 12:00
매주 신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어딘가 기시감이 드는 작품들이 있다. 비슷한 소재에 제작진, 배우들까지 같은 경우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감지된다. 비슷하다고 해서 모두 모방했다고 볼 필요는 없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 ‘빅매치’에선 어딘가 비슷한 두 작품을 비교해 진짜 매력을 찾아내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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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여성 히어로들의 등장이 반갑다.

6일 개봉한 ‘캡틴 마블’이 개봉 첫 날 46만명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여성 히어로의 새로운 캐릭터를 제시했다는 평을 얻고도 있다. 그간 여성 히어로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은 ‘원더우먼’이었다. 2017년 개봉한 ‘원더우먼’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진짜 DC코믹스를 구원해준 히어로가 되기도 했다. 시대에 적합한 여성 히어로들이다. 두 히어로는 어떻게 다를까.

■ ‘캡틴 마블’ VS ‘원더우먼’, 확연하게 보이는 의상 차이

일단 두 작품 모두 과거를 다루고 있으나 그 시점이 다르다. ‘캡틴 마블’은 90년대를 다룬다. 주 무대도 지구와 우주를 오간다. ‘캡틴 마블’의 시대 배경은 영화이 웃음 포인트로 작용한다. 마블 영화에서 항상 봐왔던 최첨단 장비들이 아니라 큼직한 486컴퓨터에 느려 터진 인터넷은 추억을 상기시킨다. 윈도우 오류 소리도 반갑다. 반면 ‘원더우먼’은 1차 세계대전 당시다. 원더우먼이 싸워야 할 상대는 신무기를 만들어 세상을 장악하려고 하는 독일군이다. 특히 ‘원더우먼’은 그리스 신화를 히어로물에 접목시켰다. 아마존종족의 공주인 원더우먼은 신화 속 섬을 벗어나 전쟁터로 뛰어든다.

외적인 모습도 확연하게 다르다. 신화 속 인물이기도 한 원더우먼은 어깨와 다리라인이 드러나고 가슴이 부각되는 의상을 유니폼처럼 입는다.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총알도 막아내는 팔찌다. 칼과 방패에 특별한 올가미까지 있다. 반대로 ‘캡틴 마블’의 의상은 살색을 찾아보기 힘들다. 몸매 부각도 없다. 전신수트를 입은 캡틴 마블에게선 강인함만 느껴진다. 일상에서도 티셔츠에 청바지, 라이더 자켓을 걸친다. 원더우먼에게 최강 팔찌가 있다면 캡틴 마블에겐 핵주먹이 있다. 우주를 날아다니는 것도 가뿐하다.

영웅의 필수 요소인 고뇌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고민의 방향은 조금 다르다. 어린 시절부터 악에 대항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 온 원더우먼은 선과 악의 기준 앞에서 혼란에 빠지긴 한다. 그렇지만 인간을 지켜내는 게 원더우먼이다. 캡틴 마블은 나 자신에 대한 혼란을 안고 있다. 그는 기억을 잃었고 “나 조차도 내가 누군지 몰라”라며 고뇌한다. 기억의 퍼즐이 맞춰지면서 캡틴 마블은 각성할 일만 남았다.

■ 영화 외적 논란으로 보이콧까지

능력치로 누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순 없다. 두 여자 모두 강하다. 아마존종족 공주인 원더우먼은 어린 시절부터 훈련을 완벽하게 마스터 해 온 능력자다. 신적 능력까지 더해지니 더 막강해진다. 전쟁터에서도 가장 빛나는 주인공이 바로 원더우먼이다. 남자를 구해주긴 해도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는 주체적 히어로다.

캡틴 마블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오빠와 비교를 당하며 여성이라는 이유의 편견에 시달린다. 공군이 되고 나서도 ‘여자는 조종석이 앉을 수 없다’는 차별을 받는다. 그런 편견은 그를 더 강하게 만든다. 캡틴 마블은 미국 공군 출신으로 일단 비행 능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우주 전사 크리족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강한 훈련을 이겨냈다. 남자와 일대일 맞대결에서도 앞설 정도의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지구에서 의도치 않은 사고로 특별한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캡틴 마블이 각성한 후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지금까지 나온 마블의 히어로들과 비교해서도 말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영화 외적으로도 논란에 시달렸다 것이다. 개봉전부터 시끄러웠다. ‘원더우먼’ 주연인 갤 가돗은 이스라엘 출신이고 군대에 복무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레바논 등에선 ‘원더우먼’이 상영 금지가 되기도 했다. 과거 SNS 올린 이스타엘 선전을 기원하는 듯한 글을 올리면서 시오니스트 논란이 일었고 영화에 대한 보이콧도 일어났다. ‘캡틴 마블’ 브릿 라빈은 페미니스트 논란에 휘말렸다. 평소 페미니스트 행보를 보여준 브릿 라빈의 행보를 두고 일부 관객들이 별점 테러에 보이콧을 하겠다고 나섰다. 심지어 두 배우는 외모 공격을 당하기고 했다. 갤 가돗은 원더우먼 역을 하기엔 몸매가 섹슈얼하지 않다고, 브릿 라빈은 원작과 싱크로율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이 일었다. 남성 히어로들에게도 외모를 두고 논란이 생겼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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