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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 ‘항거:유관순 이야기’와 ‘1919 유관순’의 같은 목표
뉴스| 2019-03-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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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 ‘1919 유관순’의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목적지는 같다.

지난달 개봉한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 14일 개봉한 ‘1919 유관순’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관순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하지만 두 영화가 유관순을 풀어내는 방식은 확연하게 다르다. 하지만 결국 여성 독립 운동가의 삶을 재조명한다는 목표는 같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 ‘1919 유관순’은 일단 같은 재료라고 할 정도로 소재 면에선 닮아있다. 여성 독립운동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위인인 유관순을 재조명 하는 목적도 같지만 그 배경도 닮았다. 두 작품 모두 1919년 3·1운동 이후 수감된 유관순의 옥중 생활을 그리지만 유관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유관순이 수감됐던 8호실, 즉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위대함도 같이 깨닫게 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서대문 감옥 8호실에 갇혔던 유관순(고아성)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수감 생활 전부터 남다른 기개를 가지고 있던 유관순은 갖은 고문과 핍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8호실 사람들도 변화하게 된다. ‘1919 유관순’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로부터 공식 후원을 받은 작품으로 유관순 열사와 옥고를 치룬 8호 감방의 또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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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등도 겹칠 수밖에 없다. 유관순을 연기한 고아성, 이새봄을 비롯해 같은 역할을 연기하는 다른 배우를 보는 재미도 있다. 기생 출신인 김향화, 당시 임산부였던 임명애,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인 권애라 등은 두 영화에 모두 등장한다. 심지어 손톱에 가해지는 고문 방식조차 닮았다.

무엇보다 단순히 독립 운동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여성 연대에 대해 조명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능욕이 행해지던 때다. 이들은 일본 간수에게 성적으로 희롱을 당하기도 끔찍한 고문도 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호실 여성들은 감옥에서 아이를 낳은 동료를 돕고 추운 겨울에 몸으로 기저귀를 녹여주기도 한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와 ‘1919 유관순’의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영화 전개 방식이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극적 상황들을 더해서 하나의 드라마로 완성했다. 영화는 흑백으로 처리가 되면서 암울했던 시대를 더 극적으로 느끼게 한다.

반면 ‘1919 유관순’은 다큐멘터리와 팩션이 섞인 독특한 구조를 보여준다. 영화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하희라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관객들이 여성 독립 투사들의 삶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여기에 고증을 바탕으로 역사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더해지면서 사실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극의 완성도와 재미에 중심을 둔다면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선택하는 게 맞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고아성을 비롯해 김새벽, 정하담 등 배우들의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영화적 재미까지 잡아냈다. 반면 ‘1919 유관순’은 드라마적 재미는 약하다. 다큐멘터리 중간 중간에 팩션이 들어가기 때문에 맥이 끊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영화 장치적으로 허술한 부분도 쉽게 발견된다.

다만 여성 운동가들의 역사적 사실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1919 유관순’이 더 적합하다. ‘1919 유관순’은 여성 운동가들의 삶과 이들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영화적 재미를 살린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왜곡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극 중 임신한 상태로 수감된 독립운동가가 등장하는데 유관순을 고자질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극 중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당시 임신 상태로 수감했던 임명애 지사를 떠오르게 한다. 광복회 파주시지회는 이에 항의했고 조민호 감독은 “너무 상상력을 발휘해 극화시켰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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