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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 ‘어벤져스: 엔드게임’ 3시간 안에 눌러 담은 마블 10년 史
뉴스| 2019-04-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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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장수정 기자]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번 영화는 10년을 함께한 히어로들은 물론, 관객들을 향한 헌정의 태도를 담아냈다.

24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 이하 ‘어벤져스4’)은 인피니티 워 이후, 지구의 마지막 희망을 위해 살아남은 어벤져스 조합과 빌런 타노스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전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후속작이자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어벤져스4’는 히어로 영화의 화려한 액션과 방대한 스케일이 아닌, 휴먼 드라마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이전 영화와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 우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충격적 결말 이후,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상태로 포문을 연다. 전작이 우주의 인구 절반을 없앤 타노스의 선택으로 끝을 맺은 만큼 이번 영화는 이 사실을 다시금 강하게 상기시키며 처절함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낯선 느낌마저 준다.

특히 그동안 마블 영화에 출연했던 23명의 히어로가 모두 등장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달리, 남은 이들의 안타까운 사투를 그린 ‘어벤져스4’는 절망적인 사건을 겪은 히어로들의 감정에 좀 더 집중하며 느린 전개를 이어간다. 후반부 복수의 쾌감을 위해 전개의 탄탄함에 좀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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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틸)



그러나 여느 마블 영화와 마찬가지로 ‘어벤져스4’의 분위기가 마냥 어두운 것은 아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이야기 전개 역시 빨라진다. 특히 블랙 위도우와 캡틴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아이언맨과 토르, 앤트맨 등 살아남은 이들이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해 다시 머리를 맞대는 과정이 그들이 긴 시간 쌓아온 연대감 위에서 뭉클함을 선사한다. 활력을 되찾은 히어로들이 주고받는 말장난은 마블 특유의 유머 코드 또한 여전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새 히어로 캡틴 마블과 기존 히어로, 앤트맨과 로켓 등 여태 마주친 적 없던 히어로들의 새로운 만남들이 주는 잔재미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그럼에도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캡틴 마블의 존재감과 ‘앤트맨과 와스프’ 결말과의 연결성,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소원해진 계기 등 전작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그 감정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이 영화의 분명한 단점이다. 히어로들이 그동안 ‘어벤져스’로 활약하며 쌓은 감정적 연대 역시 꾸준히 영화를 챙겨본 관객이 아니라면 감동의 깊이는 얕아진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초반부 길게 담아내기 때문에 3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이 체감적으로 길게 느껴진다. 마지막 전투신도 마찬가지다. 방대한 규모가 주는 웅장함은 있지만 히어로들의 재회가 주는 의미에 방점이 찍혀 전작의 마지막 전투의 스케일과 임팩트에는 못 미친다.

그러나 원년 멤버들의 질긴 우정을 확인하고, 그들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상기시켜주는 ‘어벤져스4’는 팬들에게만큼은 큰 선물이 될 것이다. 10년 발자취가 퍼즐처럼 곳곳에 포진해 있으며, 그동안 활약한 히어로의 마지막에 대한 예우도 충분히 갖췄다. 히어로와 팬들을 향한 진정성이 빛난 ‘어벤져스4’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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