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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개막 인터뷰 "은퇴전 커리어 그랜드슬램 꼭 이룰 것"
뉴스| 2015-02-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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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 포부를 밝히고 있는 박세리.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골프여왕' 박세리(38 하나금융그룹)가 혼다 LPGA 타일랜드 출전을 앞두고 2015시즌을 맞는 포부를 밝혔다. 내년 은퇴할 예정인 박세리는 지난 23일 대회장인 태국 촌부리의 시암컨트리클럽에서 인터뷰를 갖고 향후 행정가로서의 바람, 은퇴에 대한 소회, 브라질 올림픽 골프종목 감독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밝혔다. 다음은 박세리 프로와의 일문일답.

- 시즌 첫 대회를 맞았는데, 소감이 어떤가?
지난 해는 미국 투어 생활 17년 동안 가장 오래 쉰 것 같다. 사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회복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부상이 없다는 것도 말은 안 되지만, 나름 관리를 많이 한 편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덕분에 가족들하고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조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도 했고, 식구들과 식당도 가서 맛있는 것도 먹는 등 바쁘게 보냈다. 그런 소소한 일상들이 좋았다. 어쨌든 작년에 공백이 긴 탓에 올랜도로 돌아온 다음에는 정말 열심히 했다. 어차피 은퇴 의사도 밝혔으니, 이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훈련을 알차게 했다. 기대는 크다. 올해는 즐거운 마음으로 시즌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대회에 참가를 못했으니 완전히 100%라고 얘기는 못하겠지만 차근차근 찾아나가면 될 문제다. 다만 스윙은 확실히 편해지고 좋아져서 기대는 크다.

- 올해는 새로운 스폰서인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한다. 이런 점도 새로운 기분이 들게 하는 요인일 것 같다.
조인식 때도 ‘또 다른 시작’이라고 얘기했는데, 확실히 내겐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심리적으로 든든하다. 스폰서라는 자리가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나를 믿어주는 편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가 기대된다. 기대하시는 만큼 저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는 일만 남았다.

- 내년에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골프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와중에 LPGA 선수회 이사를 하겠다는 소문이 전해져왔는데,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인가?
사실 그동안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임과 기대 만큼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LPGA측으로부터 투표권이 없는 임시 이사가 아닌 정식 이사 자리를 제안받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설프게 책임감 없이 할 바에는 안하는 게 낫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의 경우는 거의 매주 한두시간 씩 미팅을 갖는다. 정해진 시간에 한두시간 씩 꼭 이런 미팅을 갖기 때문에 사실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다. 일정하게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것에 맞춰서 아침 일찍 나와서 연습을 할 때도 있고, 전화통화도 많다. 아니면 수 많은 선수들과 LPGA 상황, 스폰서 관계 등에 관해 직접 소통해야 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예전에 (정)일미 언니가 했을 때 고생 많이 하는 것을 봤다.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대단한 것 같다. 봉사하는 마음도 있어야 한다. 기회가 된다면 아직도 관심이 많다. 올해에 제의가 들어온다고 해도 이젠 충분히 관심이 있다.

- 그렇다면 박세리 프로가 그런 행정적인 부분에 대해 배운 후에 펼치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
사실상 LPGA에서나 KLPGA에서나 일년동안 논의되는 사항은 비슷한 것 같다. 여기도 전체 선수 미팅 때 나오는 얘기는 30% 정도는 흘려 들을 수 있는 뻔한 이야기이고, 30% 정도는 들을만한 이야기이다. 나머지 부분이 심각하게 논의가 될 만한 이야기들이다. 단, LPGA는 이런 논의점에 대한 대처가 확실하다.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지만, 제도적으로 논란을 보완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간에 이해를 하고 넘어가는 것들이 많다. 이런 점들을 배워나가면서 은퇴 후에 선수들이 대회를 하면서 대회장에서나 스폰서에게 확실한 선수로서의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쉬워 보이는 길은 아닌 것 같다.
짧은 시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10년이 걸릴 수도,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이 변한 것을 생각해 보면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변화시키는 것은 전 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은 선수 생활 중, 은퇴 시점과 은퇴 후의 계획을 착실하게 만들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좋은 선수들이 좀 더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수 있고, 어느 나라에서든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운동선수들은 이뤄낸 업적에 비해서 은퇴 후에는 아무것도 없다. 골프에만 제한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공통되는 것이다. 이런 점들만 보완이 되면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에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질 것이다. 나는 지금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고, 배워나가고 싶다. 아직은 부족하고 많은 것을 배워야하겠지만 꼭 이 분야에 기여를 하고 싶다. 목표를 세워서 시작하게 된다면, 무책임하게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책임감을 갖고 해 볼 것이다.

- 행정가로서의 면모도 그렇고, 지난 번에 큰 화제가 된 것이 브라질 올림픽에서의 골프 감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 있는가?
아직 특별한 진행사항은 없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관심은 있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무엇이든 거쳐야 하는 단계는 있는 법이다. 다른 것 보다 골프를 한 이래 골프가 올림픽 종목에 들어간다는 소문은 많았지만 그게 몇해 전에 공식적으로 결정이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골프가 개인종목이다 보니 하나로 팀을 이루기 어려운 종목이다. 몇해전에 렉서스컵 대회 캡틴을 하면서 느낀 것이 이런 점이었는데, 반면 굉장히 재미있었다. 선수들 간에 성향이 있고, 특히 한국에서 온 후배들은 내가 같이 플레이해 보지 못한 선수도 많았다. 어느 정도 게임을 아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작전이더라. 개인간의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굉장히 매력이 있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우, 팀을 짜주면 그 순간 굉장히 호흡이 좋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점은 외국 선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신선했다. 골프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볼 때, 올림픽 감독이란 자리가 선수생활을 마감하면서 동기부여가 될 만한 또다른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욕심이 나는 것이다.

- 박세리 선수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단적인 면이 명예의 전당이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선수들조차도 그게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업적인지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그건 당연한 것이다. 어쨌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던 그 순간은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특히 태극기가 올라가던 그 순간은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제 어떤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온다고 해도 다시 태극기가 올라가는 일은 없기 때문에 ‘최초’라는 의미가 와 닿는 순간이었다. 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서 이 자리에 올 때까지의 많은 과정들이 기억이 났고, 혼자만의 힘으로는 올 수 없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 최초로 통산상금 1천만 달러를 넘었고,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5승 등 기록도 많다. 하지만 아직 그랜드 슬램에 대한 점은 남겨진 숙제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포함해 이제 네 번의 기회가 남아있는데,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는가?
물론이다. 은퇴하기 전에 꼭 해야할텐데 말이다. 내 경우 모든 컨디션의 초점은 메이저 대회에 맞춰져 있다. 그걸 17번 반복해 왔다는 것이 문제라서 그런 것 뿐이다(웃음). 내 코치는 훈련을 하면서 메이저대회 코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항상 주문한다. 샷을 해도 ‘다이나쇼어 코스 몇 번 홀을 생각하면서 하라’는 주문이 많다. 그 정도로 준비는 항상 하는 편인데도 어렵다.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으니 결과가 좋기만을 바랄 뿐이다.

- 박세리 선수가 큰 역량을 갖추면 소속사 대회이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LPGA대회인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대회 초대 챔피언으로서 이 대회에 대한 애정도도 남다를 것 같은데.
오랜 시간 많은 대회를 했지만 우리나라 대회가 정말 좋다는 생각은 있다. 워낙 손님 대접에 후한 특성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대회에 불만을 갖는 선수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대접이나 음식이 다른 대회와는 확실히 다르다. 일년 중 벌어지는 대회 가운데, 이 대회 음식이 가장 좋다. 이건 다른 선수들도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다. 골프장 위치가 공항에서 가깝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안전도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다만 한가지 걸리는 것이 날씨인데, 이 부분은 앞으로 대회가 커지고 발전한다면 해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하나금융그룹이 바라는 것처럼 메이저대회 규모의 상금을 갖추고, 출전 선수 수를 늘리고 예선 제도를 도입하는 부분이 차근차근 진행되면 좋겠다. 이런 부분만 개선된다면 아시아에서도 메이저 대회가 열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조금씩 개선이 되는 모습이 보인다면, 아시아에서 (메이저 대회를) 하게 된다면 분명 우리 대회가 우선이다. 사실 초반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대회가 투자를 많이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두 번째가 한국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역전이 된 상태다. 역사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만큼 앞으로 좀 더 전통이 쌓이고 거기에 걸맞는 수준의 규모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정리=헤럴드스포츠 임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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