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의 웃음이 메말라 가고 있다. 웃음을 되찾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오리온스가 26일 고양종합체육관서 열린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66-95로 대패했다. 최근 3연패 후 지난 22일 창원 LG를 제압하며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성공했지만 한 경기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개막 8연승을 내달릴 때만 하더라도 오리온스의 돌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번번이 패배하며 4위까지 처졌다. 초반 승수를 쌓으며 중위권 팀과의 승차가 벌어져 있지만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6강 플레이오프도 장담할 수 없다.
오리온스가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가드진의 부진이다. 오리온스가 1라운드를 8승1패로 마칠 수 있었던 데에는 무엇보다 이현민의 리딩 능력이 한 몫 했다. 경기당 6개 이상을 배달하는 그의 도움 능력과 필요할 때 터뜨리는 득점포가 팀을 위기에서 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날 특급 활약을 펼친 KT의 가드 이재도는 24점 7리바운드 3도움에 스틸도 2개를 보탰다. KT의 전창진 감독은 “우리 팀도 좋은 가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며 좀처럼 하지 않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년차 이재도는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수비가 빈틈을 보이면 여지없이 파고들어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 뿐만 아니라 60%를 상회하는 야투 성공률은 림을 외면하지 않았다. 뭘 해도 된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반면 이현민은 체력 탓인지 최근 경기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기복이 크다. 22일 LG와의 경기에서 9개의 도움을 올리며 살아나나 싶더니 금세 잠잠해졌다. 이날 이현민은 22분을 뛰며 2득점 2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현민이 부진하자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이호현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은 오리온스의 취약한 가드진을 지적하며 6강 플레이오프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오리온스는 이런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현민과 한호빈이 제 몫을 해주며 순위표 제일 윗자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갑자기 찾아온 부진은 팀까지 무너뜨렸다.
앞 선부터 전개되는 공격이 원활해야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춰진다. 오리온스가 가드진을 재정비해야 하는 이유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한호빈이 25일 D리그에서 29점 6리바운드 4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오리온스가 그나마 위안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한호빈이 복귀하면 오리온스 공격이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3라운드 출발이 좋지 않은 오리온스로서는 28일과 30일 연이어 치르는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 한다. [헤럴드스포츠(고양)=유태원 기자]
■ 26일 프로농구 결과
고양 오리온스(12승7패) 66-95 부산 KT(8승11패)
서울 삼성(4승15패) 69-72 서울 SK(14승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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