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이병규(9번). 그의 활약에 LG팬들은 울고 웃었다. [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LG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이름을 날린 이병규(42)가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
이병규는 프로 17시즌 통산 1,7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 2,043안타 972타점 161홈런 992득점 147도루 등 굵직한 성적을 남겼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1997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병규는 입단 첫 해 151안타로 이 부문 3위에 오르면서 신인왕을 차지해 대형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프로 3년차인 1999년 당시 192개의 안타를 때려내 최다 안타왕을 수상하며 안타 생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병규는 데뷔 첫 해인 1997년부터 정상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은 2013년까지(일본 진출 2007~2009년 제외) 무릎 부상을 당한 2003년(43개)을 제외하고 매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을 만큼 정교한 타격을 자랑했다.
2013년에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해 7월 5일 넥센 전에서 최고령(만 38세8개월10일)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고, 7월 10일 NC전에서 10연타석 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듬해인 2014년 5월 6일 한화전에서는 역대 최소경기 2,000안타의 금자탑을 세웠다. 종전 양준혁이 1,803경기 만에 작성한 기록을 150경기 앞당긴 1,653경기 만이었다. 한 팀에서만 기록한 최초의 2,000안타였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최다 수상(6회)을 했고, 2011년엔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국가대표로서도 만점었다. 프로 2년차인 1998년 첫 드림팀이 출전한 방콕아시안게임에서 홈런 4개를 포함해 12타점을 올려 금메달의 주역이 됐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외야 전 포지션을 오가며 13안타, 도루 4개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타율 0.364로 금메달에 앞장섰다.
비록 선수 말년에는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없었지만 그가 한국 야구를 빛낸 선수임에는 틀림없다. 이병규의 마지막 1군 경기 출전은 지난 10월 8일 두산베어스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이다. 당시 대타로 나선 이병규는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개인 통산 2,043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한편 두산의 홍성흔(40)이 지난 22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병규까지 은퇴를 하게 되면서 잠실벌을 뜨겁게 달군 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모두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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