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존슨이 지난해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올해는 아마 모든 골프 투어들이 역대급 상금 올리기 경쟁을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남자 투어는 중동에서 시작된 프리미어골프리그(PGL)이 생긴다는 소문이 계기였다. 엄청난 중동 오일달러를 무기로 한 대회마다 2천만 달러 상금을 준다고 알려지자 화들짝 놀란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호떡집에 불난 듯이 거의 모든 대회들에 평균 90만 달러 이상씩 상금을 인상했다.
선두는 3월에 총상금 1500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로 500만 달러를 올린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시즌을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가면 세인트주드클래식과 BMW챔피언십이 950만 달러에서 올해부터 550만 달러가 오른 1500만 달러로 열린다.
지난해 페덱스컵 최종전 챔피언 패트릭 캔틀레이는 보너스로 1500만 달러를 받았다.
가장 큰 증액은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이다. 상금이 아니라 보너스를 주는 대회인데 종전까지 총 보너스 6천만 달러를 30명에게 나눠주고 챔피언은 1500만 달러를 주는 데서 올해는 총 보너스 7500만 달러에 우승 보너스로 1800만 달러를 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가 후원하고 그렉 노먼이 이끄는 리브(LIV)골프투자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아시안투어에 매년 10개의 대회를 후원하며 2억 달러(2338억6천만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1년에 2천만 달러는 후원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2월 첫째주에 사우디 로열그린에서 열리는 사우디인터내셔널은 총상금이 지난해 350만 달러에서 올해 5백만 달러로 대폭 인상됐다. 통상 100만 달러 내외에 머물던 아시안투어로는 상금이 5배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출전 선수들의 면면도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미국) 등으로 화려한 스타진을 자랑한다. 오일 머니가 초청료로 쓰였으리라 짐작된다.
올해 US여자오픈은 총상금 1천억 달러로 열린다.
올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상금 변화도 크다. 가장 큰 폭의 상금인상은 6월의 최대 메이저 US여자오픈으로 종전 총상금 550만 달러에서 올해는 1천 만 달러로 450만 달러나 껑충 뛰었다.
이밖에 다른 메이저의 상금도 의미 있다. 셰브론챔피언십(전 ANA인스퍼레이션)이 500만 달러로 190만 달러를 인상했고, AIG위민스오픈이 680만 달러로 100만 달러 인상했다.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은 200만 달러를 인상한 총상금 700만 달러로 치른다.
국내 여자 투어는 큰 변화가 없다. 10월에 신설되는 대회가 15억원의 빅 이벤트인 것을 제외하면 7개 대회에서 상금액이 1~2억 증액되는 선에서 그쳤다. 최저 6억원에서 15억원까지 상금 영역이 있다.
여자투어 상금 비교
전체 투어 별로 상금액을 비교하면 총 34개 대회를 치르는 LPGA투어는 9020만 달러(1074억원)로 지난해보다 2120만 달러가 더 늘어났다. 일본여자골프투어(JLPGA)는 대회수의 변화가 없고 상금은 6천만엔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2개의 대회가 신설되었고 총상금 2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억원이 증액되었다.
남자 투어를 비교하면 PGA투어는 대회수의 변화는 없이 47개를 치르면서 올해 4억8280만 달러(5752억원)로 전년도보다 무려 3435만 달러가 증액되었다. 일본남자투어(JGTO) 역시 대회 수의 변화는 없으나 상금액은 30억5천만 엔(318억원)으로 3억7천만엔이 증액되었다. 국내 남자 대회는 아직 일정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전년도보다는 대회수와 상금에서 많이 증가했다고 전해진다.
한국과 일본 모두 남자대회보다 여자 대회가 상금 규모가 크고 대회수도 많다. 반면 미국의 경우 PGA투어가 LPGA투어 총 상금액의 5.35배로 차이가 크다. 유럽의 남녀 대회 상금차이는 이보다 더 크다. 스포츠계에서 말하는 동등 상금(Equal Pay) 이슈는 아시아 골프에 있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sports@heraldcorp.com